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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리포트] 혈관 막는 ‘기름진 피’ 고지혈증 탈출법

【건강다이제스트 | 박현아 기자】

【도움말 |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문규 교수】

건강 퀴즈 하나! 이 질병의 이름은 뭘까?

고지방 식생활과 운동 부족이 원인으로 급성심근경색증, 뇌졸중 등을 일으킨다. 당뇨병이나 대사증후군과 그 뿌리가 같다. 진료 인원이 2008년 74만 6000명에서 2013년 128만 8000명으로 1.73배 늘었다. 여성(78만 2000명)이 남성(50만 5000명, 이상 국민건강보험공단 2013년 기준)보다 더 많은데다 증가율도 높다. 그대로 방치하면 심장이나 뇌혈관 질환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킨다.

본지 독자라면 이 정도 정보만 듣고도 단번에 정답을 알아맞힐 것 같다. 맞다. 독자들이 머릿속으로 떠올린 그 병, 바로 고지혈증이다. 흔히 ‘기름진 피’로 알려져 있는 고지혈증은 이 기사를 쓰는 40대 후반의 기자도 작년 말 고혈압과 함께 진단 받은 질병이다. 그만큼 중년 여성에겐 흔하다. 특히 5060세대는 100명 중 6명이 고지혈증(국민건강보험공단 분석)이다. 60대 여성 사이에선 더욱 요란한 경고등이 켜져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진료 인원이 2배 이상 많아서다. 고령일수록 지질대사가 감소해 더 많이 병이 생기는데 특히 폐경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공단측 설명이다. 건강 퀴즈는 간단하게 냈지만 병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인 협심증, 급성심근경색증, 뇌졸중, 말초혈관질환, 복부대동맥류 등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고지혈증을 탈출하는 노하우를 본격적으로 알아보자.

STEP 1. 왜 조기발견이 중요할까?

고지혈증은 혈액 속에 권장치보다 많은 콜레스테롤이 함유돼 있는 상태를 말한다. 보통 권장되는 콜레스테롤 수치는 콜레스테롤이 200㎎/㎗ 미만, 중성지방 150㎎/㎗ 미만, HDL-콜레스테롤(동맥경화 예방 성분) 45㎎/㎗ 이상, LDL-콜레스테롤(동맥경화 원인이 되는 성분) 160㎎/㎗ 미만이다. 고지혈증은 혈중 총콜레스테롤이 240㎎/㎗, 중성지방이 200㎎/㎗ 이상인 경우다.

다소 복잡한 수치를 제대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쉽게 말하자면 기름진 피가 혈관을 막는 병이다. 고지혈증, 특히 고콜레스테롤혈증은 관상동맥질환과 뇌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을 3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문규 교수는 “고지혈증이 ‘나홀로’ 나타난 경우보다 고혈압, 당뇨병 등 다른 대사증후군과 함께 오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며 “성인병이 동반됐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은 위험 요인이 2가지나 3가지 있으면 발병 가능성이 5배 내지 10배 이상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혈중 지질 이외에 다른 위험요인을 갖고 있다면 혈중 지질치를 더욱 적극적으로 낮춰야 한다는 말이다.

고지혈증은 철저한 예방과 함께 조기발견, 조기치료가 중요한 성인병이다. 여기서 주목! 성인병이라는 단어에 방점을 찍자. 성인병은 다른 말로 생활습관병이다. 음식, 운동, 흡연, 음주, 휴식 등 생활습관이 미치는 영향을 받는 질병군이다. 생활습관을 확 뜯어고치지 않으면 도통 효과를 못 본다는 의미다.

누가 뭐래도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을 통한 체중 조절이 관건이다. 둘째가 금연과 절주, 셋째가 약물요법이다. 이 순서를 명심해야 한다. ‘의사가 준 약을 먹으니까 생활습관은 설렁설렁 안 지켜도 되겠지~’라고 쉽게 여겨선 안 된다.

고지혈증과 고혈압을 함께 앓는 기자 역시 30년 이상 복부비만 상태인데 독한 마음을 먹고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상태가 좋아졌다. 의사들은 대사증후군이 서로 연관돼 있어 한 가지를 잘 관리하면 다른 병도 같이 좋아진다고 말한다. 예컨대 복부비만이 해결되면 고지혈증과 고혈압, 당뇨병이 함께 호전되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합병증만 보면 어마무시하지만 너무 겁먹지는 말자. 스타틴 등 고지혈증 치료제를 먹을 경우 관상동맥질환과 뇌혈관질환이 생길 위험이 30% 이상 줄어든다. 지질 저하제는 과거보다 우수한 약들이 쓰이고 있지만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간혹 간 기능이나 골격근 효소에 이상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어서다. 정기적으로 혈액 검사를 해가며 약을 써야 한다. 앞에서도 말했듯 대부분의 약제가 약을 쓰는 동안만 효과가 있다. 약에 의지해선 안 되며, 식사요법과 운동으로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고지혈증 환자들은 완치를 목표로 하기보다 평생 관리한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 폐경기 여성들은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이 질병을 뿌리 뽑고야 말겠어!’ 이런 생각보다 생활습관 교정이라는 큰 틀에서 일생동안 관리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문규 교수는 “특히 콜레스테롤은 약물을 복용하다 그만두면 다시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며 “약물 중단이 목표가 아니다. 약물 복용 후 결과가 좋아졌다고 약을 끊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모든 병이 그렇듯 가족력이 있다면 당연히 조심해야 한다. 정기 검진을 꾸준히 하면 조기발견이 가능하므로 지레 위축되진 말자.

STEP 2. 고지혈증에 좋은 음식 & 나쁜 음식

섬유질이 많은 채소 중심으로 식탁을 차려야 한다. 지방질이 많거나 열량이 많은 식품, 탄수화물이 많은 식품은 적게 먹는 게 좋다.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동물성 지방을 피하고, 불포화 지방산의 함량이 높은 식물성 지방으로 바꿔야 한다. 식사요법을 시작하면 혈중 콜레스테롤보다 중성지방이 더 잘 떨어진다. 효과는 몇 주일만 지나면 나타난다. 혈중 콜레스테롤이 19~58mg/dl 정도, 중성지방은 약 50% 떨어진다.

달걀은 1개(특히 노른자위)에 콜레스테롤이 약 270mg 포함돼 있고 포화지방산이 많아 혈중 콜레스테롤이 올라가기 쉽다. 연어알젓, 명란젓 등의 알, 오징어, 새우, 굴, 간, 내장, 뇌, 곱창 등에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높다.

EPA(에이코사 펜타엔산)를 많이 함유한 등푸른 생선류(고등어 정어리), 곡류, 두류(대두 완두), 채소류, 과일류를 먹는 게 좋다. 과일을 우습게 여기다간 복부비만이 절대 줄지 않는다. 탄수화물이 많아 중성지방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뇨병이 동반된 고지혈증이면 과일 섭취는 적당량으로 제한해야 한다.

기름기를 뺀 살코기는 괜찮다. 닭고기나 돼지고기는 껍질을 없앤 후 먹으면 된다. 조리법도 주의할 것! 볶음이나 튀김, 전을 만들어 먹는 대신 구이나 찜, 조림이 좋다.

우유는 저지방우유나 탈지우유를 고르고 버터보다 마가린, 치즈는 지방 함량이 낮은 것을 먹는 게 좋다. 샐러드드레싱은 지방 함량이 낮은 것을 쓰고 크림, 생과자, 코코아유로 만든 음식 등도 줄여야 한다.

술은 적당량만 섭취하면 별 문제는 없다. 단, 2잔 이내의 음주에서 끝낸다는 강한 의지를 가져야 고지혈증에서 탈출할 수 있다.

STEP 3. 운동할 짬이 안 나면 ‘니트’ 운동을~

운동은 혈관 건강을 지키는 필수요소다. 자리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고지혈증 같은 대사질환 위험이 커진다는 미국 오레곤 보건과학대 연구팀의 보고도 있다. 매일 유산소운동을 하는 게 효과적이다. 빠른 걸음으로 걷거나 조깅, 자전거, 수영, 줄넘기, 계단 오르기 등을 주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씩 규칙적으로 하면 좋다.

이문규 교수는 “유산소운동 외에 주3회 이상 근력운동을 해야 효과적”이라며 “매일 최소 30분 이상의 중등도 유산소운동과 체력 향상을 위한 근력 운동을 함께 하면 체중이 줄어들 뿐 아니라 내장지방이 감소한다. 또 기초대사량을 높여주는 근육도 강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운동은 일주일에 최소 700kcal에서 최대 2000kcal까지 소모해야 한다.

운동할 시간이 부족하면 짧은 시간이라도 여러 차례 나눠 운동하자. 그래도 효과는 같다. 이나마도 할 시간이 없으면 일상생활 중 움직임만 늘려도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니트(NEAT, 비운동성 활동에서 소모되는 에너지)’ 운동이라도 하라는 얘기다. 걸어서 출퇴근하기, 서서 청소하기, 장보기 등 생활에서 신체 에너지 소모를 늘리면 운동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문규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과장,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장을 지냈으며 현재 삼성서울병원 당뇨병센터장 겸 성균관대의대 내과 교수로 있다. 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 회장,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국제이사, 대한내분비학회 학술이사 등 왕성한 학회 활동을 하고 있다.

박현아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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