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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의 건강제안] 생존의 열쇠 미각의 ‘비밀’2017년 09월 건강다이제스트 열매호 14p
  • 박민선 편집자문위원
  • 승인 2017.08.3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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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신은 왜 인간에게 보고(視), 만지고(觸), 맛보며(味), 냄새 맡고(嗅), 듣는(聽) 오감을 주었을까? 아마도 자연 생태계에서 인간을 건강하게 생존하게 하는 데 꼭 필요한 감각이기에, 오감은 수백만 년 전부터 인간에게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중 짠맛, 쓴맛, 신맛, 단맛, 감칠맛을 느끼게 하는 미각(味覺)은 먹을 수 있는 것을 잘 감지하도록 해 생존을 위해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게 한다. 또 먹을 수 없는 물질이나 독 성분을 피하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실제로 미각세포들은 음식의 양이나 종류를 평가할 수 있는 능력도 지니고 있다. 생존을 위해 비교적 많은 양이 필요한 탄수화물이나 소금의 경우는 높은 농도가 되어야 짜거나 단 감각을 느끼는 반면, 몸에 독이 될 수 있는 쓴맛을 지닌 성분은 아주 미량에 대해서도 예민하게 감지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른 감각들과 마찬가지로 미각 또한 나이 들수록 둔해진다. 흔히 어르신들께서 짠맛에 둔감해져 전해질 불균형, 혈압 이상이 생기기도 하고, 상한 음식을 모르고 드셔서 탈이 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미각이 둔해지는 경우는 후각 장애가 함께 동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알레르기성 비염, 상기도 감염, 파킨슨병이나 약물 복용에 따른 부작용 등이 흔한 원인일 수 있다.

그밖에 암이나 감염 등의 질병이 있을 때도 후각이나 미각이 떨어지고 식욕도 떨어져 원치 않는 체중 감소와 함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원인이 되기도 한다.

건강을 좌우하는 미각

일반적으로 맛있는 것을 잘 느끼고, 먹고 싶은 것이 많을 정도로 미각이 살아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신체의 모든 장기가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예민하게 잘 발달된 미각을 지닌 분들은 미각이 단순히 생존을 위한 영양소 섭취나, 독을 피하게 하는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맛있는 음식을 먹음과 동시에 뇌가 즐거움(pleasure)을 느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게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단 음식을 섭취했을 때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은 당 흡수로 허기를 줄여주는 작용 외에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을 두뇌로 운반하는 역할도 해 기분을 좋게 하는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기도 한다.

그런데 문제는 단맛, 짠맛 등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져 절제가 잘 안 되거나, 지나치게 미각이 약해지거나 식욕이 떨어져 건강을 해치게 되는 경우로 ‘미각이 균형을 잃은 때’이다.

미각이 지나치게 발달해 식탐을 절제하지 못하게 되면 비만과 더불어 비만 관련 암(폐경기 이후의 유방암, 신장암, 대장·직장암, 전립선암 등),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덤으로 얻게 된다.

반면 미각이 떨어져 입맛을 잃게 되면 젊었을 때에 비해 근육이 줄고 장기가 노화된다. 그렇게 되면 적절히 먹고 운동하는 것으로 장기 건강을 유지해야 하는 60대 이후 노년기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 간, 폐 등 체력이 떨어지면 이상이 생기기 쉬운 장기부터 적신호가 켜지게 된다.

그렇다면 건강을 유지하는 기본인 미각을 예민하게 잘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예민한 미각 유지하려면…

첫째, 지칠 정도의 과로를 피하도록 한다.

먹고 움직이고 휴식하고 일하는 균형이 잘 안 맞아 피로해지면 보고도 무엇인지 잘 인지하지 못하거나 듣고도 무슨 말인지 잘 인식하지 못하는 순간이 생길 때가 있다. 미각 또한 마찬가지다. 뇌가 맛의 미묘한 차이를 잘 인식할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이 유지될 때만 미각도 살아난다. 그래야 삶의 의욕도 생기게 된다.

둘째,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잘 조절해 보자. 감정이 격해지면 교감신경계가 항진되어 침샘 기능이 떨어지면서 미각과 식욕을 잃기 쉽다.

이렇게 노력해도 노약자의 경우는 환절기나 온도, 습도 등 환경 변화가 심해질 때 미각이 떨어지기 쉬워진다. 이때는 오감을 이용해 보자.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옛 속담처럼 좋아하는 향과 음식의 색깔, 모양, 음악을 듣고 보게 되면 소화 흡수가 원활해지고 기분도 호전되며 몸이 더 효율적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젊은이의 미각을 유지하는 방법을 시도해 건강을 지켜보자.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박민선 편집자문위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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