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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피플] 도시농부 2인방의 집에서 텃밭 가꾸기2017년 07월 건강다이제스트 휴식호 134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시농부가 늘어가고 있다. 푸드(food)와 가드닝(Gardening)을 합한 푸드닝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성황이다.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갈증은 농사 초보를 ‘반농사꾼’으로 만들고 있다. 그중에서 쉽게 푸드닝을 시작할 수 있는 곳은 단연 집안이다. 특히 볕이 잘 들어오는 베란다나 옥상은 최적의 장소이다. 무엇을 심고, 언제 심고, 어떻게 가꾸면 실패를 방지할 수 있을까? 그 방법을 푸드닝족을 자처한 도시농부 2인방에게 들어본다.

CASE 1. 박화자 씨의 옥상 텃밭 이야기

“먹는 즐거움보다 농사짓는 즐거움이 더 커요!”

뜻밖에도 첫 만남은 주차장이었다. 아파트 옥상에서 가족이 먹을 채소를 키운다고 해서 만나러 간 박화자 씨(64세, 서울 거주)는 볕이 잘 드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강낭콩에 물을 주고 있었다.

“아파트 입주민들이 차를 안 대는 주차장 자리인데 햇빛이 잘 들어서 여기에도 고추, 강낭콩, 감자를 키우고 있어요. 옥상과 주차장을 오가며 매일 물주고 관리하다 보면 2시간은 훌쩍 가요.”

2009년 신장암 때문에 왼쪽 신장을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았던 박화자 씨. 그런데 2013년에는 오른쪽 신장마저 1/3을 잘라내야 했다. 건강과 먹을거리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몸도 자꾸 움직여야 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옥상과 주차장에 박화자 씨만의 텃밭을 만드는 거였다.

올해는 옥상과 주차장에 고추, 부추, 호박, 강낭콩, 도라지, 감자, 감나무와 약재로 쓸 접시꽃을 키우고 있다. 특히 부추와 감나무에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부추는 매년 가을에 꽃이 피면 씨를 받아 계속 부추 화분 수를 늘리고 있다. 그래서 부추를 자주 먹는다. 메밀가루를 넣어 전도 부치고 요구르트와 함께 갈아서 먹으면 부추 특유의 강한 향을 느끼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감나무라고 하기는 너무 작은 감나무에도 특별한 사연이 있다. 친구들과 충남 보령으로 놀러갔는데 거기서 정말 맛있는 감을 먹었다. 그 감을 또 먹고 싶은 생각에 그때 먹은 감에서 나온 씨를 버리지 않고 애지중지 키워 싹을 틔운 것이 바로 그 감나무다. 그래서인지 감나무를 보는 눈에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

“채소를 직접 길러 먹으면 먹는 즐거움도 있지만 기르는 즐거움도 있어요. 물주고 솎아내고 하다 보면 머리가 복잡한 생각도 잊어버리고요. 신선한 채소를 먹는 것도 좋지만 이런 점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채소 화분에 물을 주면서 연신 “너도 더웠겠다.”라고 말을 건네는 박화자 씨의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지금 흘리는 땀만큼만 채소 열매가 열린다면 올 가을 박화자 씨의 식탁은 무척 풍성할 것이다.

<박화자 씨의 옥상 텃밭 가꾸는 노하우>

1. 밖에서 화분에 채소를 기르면 물이 빨리 마른다. 요즘 같은 날씨에는 물을 매일 줘야 한다.

2. 물은 수돗물을 바로 주지 않고 하루 묵혔다가 준다.

3. 씨앗을 사지 않고 씨를 받는다.

4. 매일 물주면서 얼마나 자랐는지 살펴 그때그때 조치를 취한다.

5. 고추, 호박 등 열매를 따는 작물 위주로 심으면 더 재밌고 수확의 기쁨이 커진다.

CASE 2. 송예진 씨의 베란다 텃밭 이야기

“베란다 텃밭을 가꾸면 1년 내내 싱싱한 채소를 수확할 수 있어요!” ”

인생은 정말 알 수가 없다. 지난 5월 <참 쉬운 베란다텃밭 가꾸기>라는 책을 펴낸 송예진 씨(34세, 서울 거주)도 마찬가지다.

시작은 할머니가 농사지은 채소 맛이 그리워서였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채소를 사다 먹었는데 이상하게 같은 채소라도 할머니가 농사지은 그 맛이 나지 않았다. 7년 전, 우연히 농사체험을 하고 할머니처럼 직접 키우면 그 맛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집 베란다에서 채소를 하나둘 키우기 시작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직접 키워보니 채소의 향과 풍미가 깊고 맛도 더 달았다. 깻잎, 상추처럼 간단한 잎채소부터 시작해 열매채소 기르기에 도전했다. 채소를 기르면서 식물에 대한 관심까지 생겨 허브, 꽃, 관엽식물, 선인장 등 다양한 식물을 키워 자신만의 베란다 텃밭과 실내 정원을 만들었다.

취미로 시작한 이 일은 이제 직업이 되었다. 가드닝 쇼핑몰을 열고 베란다 텃밭 가꾸는 노하우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있다.

“지금 베란다 텃밭에서 심으면 좋은 작물은 방울토마토, 가지, 고추, 당근, 적근대 등이에요. 잘 키우면 9~10월 정도에는 수확할 수 있어요.”

그럼 베란다만 있으면 작은 텃밭을 만들 수 있을까? 송예진 씨가 말하는 가장 중요한 환경은 햇빛이다.

베란다가 남향이면 별 문제 없이 어떤 채소든 키울 수 있다. 베란다가 동향이나 서향이면 해가 금방 지나가서 일조량이 충분해야 하는 열매채소나 뿌리채소는 기르기 어렵다. 잎채소나 허브 등을 심는 것이 좋다. 북향이거나 집 앞 건물 때문에 빛이 안 들어온다면 밀싹 등 새싹채소 정도는 심을 수 있다.

“베란다가 아니더라도 바람이 잘 통하고 해가 잘 드는 창가라면 소소하게 텃밭을 꾸밀 수 있어요. 만약 베란다가 좁으면 바닥에 놓고 키우지 말고 2~3단 선반대를 두고 화분을 올리면 공간을 많이 사용할 수 있어요.”

송예진 씨는 실패하지 않으려면 화분도 작물에 따라 다르게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열매채소는 깊고 넓은 화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화분이 크고 깊을수록 채소가 튼튼하게 자라고 수확량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잎채소는 긴 화분이 좋다. 기다란 화분에 넉넉하게 파종해서 자랄 때마다 조금씩 솎아내면 수확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채소도 자신을 아끼는 주인의 마음을 알아서일까? 아니면 주인의 손길이 부지런히 닿아서일까? 송예진 씨의 베란다 텃밭에는 노랗게 시든 잎이나 보기 싫게 웃자란 채소는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해가 이동할 때마다 햇빛을 잘 받게 하려고 화분 대이동이 이루어진다니 그 정성도 대단했다. 365일 푸르른 채소와 동거 중이어서인지 말하는 내내 연신 밝은 에너지를 내뿜는 송예진 씨.

그녀의 바람대로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에게 가드닝의 즐거움을 알리면서 살 수 있길 바란다.

<송예진 씨가 알려주는 베란다 텃밭 돌발 상황 대처법>

1. 잎의 끝만 갈색으로 변했을 때 주로 물을 많이 주면 생기는 현상이다. 당분간 물을 주지 않는다. 화분을 들었을 때 너무 무거우면 새 흙으로 갈아준다.

2. 장마철일 때 장마 때는 물 관리에 특히 주의해야 하며 되도록 물을 주지 않는 것이 좋다. 반그늘로 화분을 옮기고 바람이 잘 통할 수 있도록 창문을 활짝 연다. 1~2시간쯤 선풍기를 틀어주는 것도 좋다. 벌레가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장마철이 되기 전에 과감히 가지치기를 한다.

3. 잎과 줄기에 흰 먼지가 붙은 것처럼 되었을 때 흰가루병이다. 다른 화분과 격리하고 난황유를 뿌려준다. 평소 환기를 잘해준다.

 

<흰가루병, 진딧물 등에 효과 좋은~친환경 해충약 난황유 만드는 법>

【재료】

달걀노른자 반개, 물 50ml, 카놀라유 30ml

【만드는 법】

1. 달걀노른자에 물을 붓고 믹서나 거품기로 잘 풀어준다.

2. 1에 카놀라유를 넣고 거품기로 잘 섞는다.

3.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보관한다. 1주 정도 보관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난황유는 스포이트로 2.5ml씩 덜어 물 500ml에 희석해서 분무기로 뿌려준다. 병이 발생하면 초기에 5~7일 간격으로 3회가량 잎과 줄기에 꼼꼼하게 뿌려준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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