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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라이프] 지나친 깔끔함도 병? 내 몸을 잡초처럼~ 강인하게 단련법~
  • 문종환 칼럼니스트
  • 승인 2017.07.0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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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99.9% 살균의 함정’ 위생가설(hygiene hypothesis)은 이 시대에 생각의 전환을 요구하는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나치게 깨끗함을 지향하는 현대과학과 의학이 오히려 건강을 망치고 있다는 보고서는 가히 충격적이다. 지나친 깔끔함이 병이 되는 이유를 알아본다.

지인 K씨의 전화를 받고…

지인 K씨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내가 폐암 4기 진단을 받아 필자가 쓴 두 권의 책을 사서 읽고 궁금한 것이 있어서 전화했다고 했다. 지인은 담배도 피우지 않고 청결하기로 소문난 아내가 폐암 진단을 받았다는 것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것저것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해주고 전화를 끊었다.

우리는 현대과학과 의학이 쏟아내고 있는 정보를 그대로 믿고 받아들인다. 그 결과 세균은 무조건 죽여 없애야 하고,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고 교육받고 또 그렇게 살고 있다.

그런데 불행히도 그렇게 열심히 배우고 실천하고 있는데도 우리는 늘 질병에 시달리며 살고 있다. 감기, 천식, 아토피, 알레르기, 각종 암은 물론이고 정체불명의 신종 질병이나 질환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니 분명 건강에 대한 우리의 대처에 문제가 있음일 것이다.

미생물의 세계, 잘 알고 대처해야

아직 미개척 분야로 알려져 있는 미생물의 세계.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포함된 미생물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건강의 적이 아니다. 우리 몸에는 세포의 수보다 세균을 포함한 미생물의 수가 10배나 더 많고 우리들의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있는 흙에는 다양한 세균을 포함한 미생물 수백만 종이 살고 있다.

2005년 <사이언스>에 발표된 바로는 흙 1그램에는 100만 종의 세균이 살고 있고, 그 수는 수십 억이 넘는다고 한다. 한 줌도 안 되는 흙 속에 이토록 다양하고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수의 세균이 공생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몸이나 흙이나 모두 세균을 포함한 미생물로 구성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 세균을 포함한 미생물들을 모두 죽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말하지 않아도 안다. 우리의 생명도 그것으로 끝이다. 우리는 종종 세균을 두 편으로 가른다. 유해세균과 유익세균으로 분류한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세균을 두 편으로 구분할 필요가 없다. 모든 세균은 몸속에서 저마다 나름대로 역할을 하고 있고, 그 역할은 건강한 생명유지에 필요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는 그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

내 몸을 잡초처럼~

잡초란 질긴 생명력의 대명사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꿋꿋이 생명을 유지한다는 측면에서일 게다. 잡초는 돌보지 않는다. 농부들에게는 농사의 적이며, 제거의 대상일 뿐이다. 그럼에도 잡초는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이 시대의 건강은 돌봄이 아니라 방치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도 적응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사람의 환경 적응 능력이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게 하는 것이다. 그것은 자연적인 환경이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세 가지 생명유지 메커니즘(생체항상성, 면역력, 자연치유력)은 자연계의 미생물세계에서 충분히 건강을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게 한다.

그런데 인위적으로 만드는 환경에서는 이 세 가지 생명 메커니즘이 깨질 가능성이 많다. 99.9% 살균을 목표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세균과 접촉하는 기회가 점점 더 없어지고, 이에 맞서 싸움을 준비해야 하는 면역기능은 유명무실해지므로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일본의 후지타 고이치로 박사의 말이다. “현대사회에서 유아기의 감염증이 감소하다 보니 자연면역의 자연스러운 발달을 저해하게 된다. 그 결과 획득면역반응이 과도하게 활성화되거나 자연면역과 획득면역 사이에 불균형이 초래돼 결과적으로 알레르기 등 질환에 취약하게 되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과거 다양한 세균 감염을 경험한 사람은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더 강해진다. 이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세 가지 생명 메커니즘이 발현돼 항체를 만들어 냄으로써 적(세균)의 침입으로부터 더 강하게 대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결국 방치된 상태에서 적(세균)의 침입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는 힘이 면역력이고, 이 힘은 싸우면서 강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세균과 싸워 힘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으니 면역력이 자연히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해 아이들은 면역력 감소로 인한 다양한 질병(감기, 아토피, 알레르기, 천식 등)이 쉽게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장난감을 항균제로 소독하고, 항균비누나 세제를 사용하며, 얕은 질병에도 항생제를 무분별하게 쓰는 행위가 반복되는 한 면역 저하에 따른 질병은 막을 수 없다.

후지타 고이치로 박사는 <장내세균을 살리는 면역건강법>에서 조금 지저분하게 살면 면역력이 5배 높아진다고 말하고 있다.

필자는 이 말이 반드시 정답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지금까지 지나치게 청결 지향적인 삶을 살아왔다면 이러한 내용도 있으니 참고하여 건강한 삶에 활용하기를 바랄 뿐이다. 지나치게 비위생적인 환경을 조성한다면 그것 또한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적절히 조절하면 되겠다.

밥상의 재구성과 마음 챙김으로 자생력 키워야

농사를 짓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인체를 흙에 비유해 왔다. 비옥한 흙은 토양 미생물이 풍부하며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런데 생산량을 늘리고 세균이나 바이러스, 해충, 그리고 풀들로부터 피해를 막기 위해 무분별하게 농약이나 제초제, 화학비료를 사용한다면 토양 생태계가 파괴돼 세균을 포함한 미생물의 다양성이 훼손될 것이다. 또 인위적인 방법으로 병이나 해충, 잡초들을 제거해 준다면 스스로 해야 할 작물(농산물)의 역할은 없어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 생명력 있는 건강한 먹을거리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어렵게 된다.

우리들의 몸도 이와 같다. 몸이 스스로 이겨내야 할 위험요소들을 원천적으로 봉쇄해버린다면 위험에 대처하는 우리 몸의 능력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는 99.9% 살균하면서 살아가는 삶 이전에 우리 몸이 어떤 환경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몸으로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밥상과 마음이다. 밥상을 재구성하여 균형영양이 몸으로 공급되도록 해야 할 것이며, 사랑과 봉사의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으로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질병 없는 건강한 삶은 인위적으로 건강의 유해요소를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유해요소들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몸에게 지원사격을 해 주는 일이다. 이 지원사격이 바로 밥상의 재구성과 마음 챙김이라고 말하고 싶다.

문종환 칼럼니스트  diegest@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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