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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프리즘] 뇌세포를 살리는 황금 룰 4가지2017년 04월 건강다이제스트 봄볕호

【건강다이제스트│문지영 기자】

【도움말│가천대학교 뇌과학연구원 서유헌 석좌교수】

우리 몸의 사령탑, 뇌! 뇌는 욕심쟁이다. 전체 몸무게의 2%에 불과하지만 허파가 마시는 산소의 20%, 심장에서 펌프질하는 피의 5분의 1을 요구한다. 산소와 피를 지속적으로 공급받아야 하며 단 몇 분이라도 공급이 중단되면 신체에 막대한 손상이 생기고 몸의 일부 혹은 전부가 마비될 수 있다. 물론,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설사 목숨을 구하더라도 뇌가 망가지면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며 건강하고 행복한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런데 당신이 그 소중한 뇌를 망가뜨리고 있다면? 살아가면서 뇌를 망가뜨리고 내 삶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요소들을 짚어보고 나의 뇌와 인생의 ‘사령관’이 되어보자!

깜빡깜빡 죽어가는 뇌세포

대기업 무역상사 부장 K 씨. 오십 평생, 일 년 열두 달 일에 치어 살지만 ‘워커홀릭(workaholic)’인 그는 여전히 창창하게 회사의 브레인이자 기관차로 인정받으며 일에 빠져 사는 게 좋다. 그런데 얼마 전 아내가 암으로 사망하면서 급격한 우울증에 시달린 뒤 자꾸만 깜빡깜빡, 뭔가를 잊어버리는 일이 잦아졌다.

아내가 살아있을 땐 “차라리 바람을 피우라.”고 잔소리를 할 만큼 집에 오면 내내 끼고 살던 휴대폰을 어디에 뒀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은 예사고, 대학동창회에서 만나 가끔씩 기분 좋게 골프를 치던 친구녀석 이름이 턱 막히는 것은 물론, 외부 미팅을 나갈 때마다 툭하면 차를 어디에 주차한지 잊어버려 낭패를 보곤 한다. 그뿐인가! 밤엔 잠이 잘 오지 않고 늘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며 안개 속을 헤매는 듯한 상태가 지속되곤 했다.

결국 뭔가 이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은 K 씨는 이미 상당수의 뇌세포가 소실된 것을 알게 됐고 2년 뒤 치매 판정을 받았다.

원인은 바로 스트레스! 수십 년 동안 일중독에 빠져서 살아온 K 씨. 비록 좋아서 했던 일이지만 과도한 업무로 인한 중압감과 아내를 잃고 느낀 우울증이 겹치면서 치명적인 독이 된 것이다.

뇌 연구로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과학기술훈장, 옥조근정훈장, 세종문화상 등을 수상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뇌 과학자로 꼽히는 가천대학교 뇌과학연구원 서유헌 석좌교수는 “뇌 건강은 일단 악화되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진행되므로 평소 뇌를 해롭게 하는 요소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주의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본인 스스로 자꾸 깜빡깜빡한다고 느끼는 상태라면 ‘주관적 경도인지장애(기억력 10% 미만 감소)’일 수 있으며, 더 진행되어 주변의 사람들이 내가 기억력이 나빠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객관적 경도인지장애(기억력 약 30% 감소)’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서유헌 교수는 “기억력이 대략 40% 정도 떨어졌을 때를 치매라고 진단하는데, 이때는 뇌세포가 60% 정도 파괴되고 뇌의 전체적 역량이 70% 정도 소실된 상태”라고 말한다. 물론 뇌 역량이 70%까지 소실되어도 정상적인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최소한의 능력이 유지되는 한 ‘치매’라고 하지는 않지만 건강한 뇌세포를 많이 잃을수록 뇌 건강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알고도 당하는 뇌세포 파괴자 4인방

① 스트레스_ 사람이 살다 보면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요소다. 서유헌 교수는 “일시적인 스트레스는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아드레날린 호르몬 분비를 자극시켜 뇌기능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뇌를 파괴한다.”고 말한다.

특히 “모르핀보다 백배나 강한 마약이라는 엔도르핀 역시 적당한 스트레스에서는 효과적이지만, 장기간 지속되는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엔도르핀이 과도하게 분비되면서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임파구 기능을 억제시키고 감염이나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가능한 한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올 수 있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② 술_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적당히 취기가 올랐을 때 기분이 상승되면서 팽팽하던 긴장이 느슨해지는 상태를 즐긴다.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일순간 지각이 흐트러지면서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하게 되는데 갑자기 말이 많아진다거나 울음을 터뜨리는 것은 물론, 심하다 싶은 천태만상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서유헌 교수는 “뇌에 알코올이 들어가면 대뇌피질을 마비시키면서 본능이 뇌를 지배하게 되고 정상적인 뇌 활동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며 특히 “뇌신경세포의 지질막을 점차 녹이면서 시냅스의 정보전달 체계를 교란시키는 일이 반복되면 뇌가 쪼그라들면서 뇌 건강을 해치게 된다.”고 말한다.

③ 담배_ 담배가 백해무익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는 사실로 뇌에도 치명적인 해를 끼칠 수 있다. 서유헌 교수는 “흡연은 뇌혈관의 단백질 효소의 기능들을 억제하고 혈관 기능을 약화시키며 특히, 담배의 여러 독성물질은 뇌동맥류는 물론 뇌졸중과 치매를 유발하는 중요한 인자”라고 말한다.

④ 폭력_ 미국 최대의 가정폭력 보호시설 중 하나인 피닉스 <소저너센터>의 소저너 BRAIN(Brain Recovery And Inter-professional Neuroscience·뇌 회복과 상호 신경 과학) 프로그램은 폭력으로 인한 외상성 뇌손상이 뇌세포를 파괴하고 뇌 건강을 해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발표했다.

서유헌 교수는 “폭력으로 외상성 뇌손상을 입을 경우 두통과 운동능력 감소는 물론 기억력과 학습, 우울증 등을 일으킬 수 있고 이는 물리적 폭력뿐만 아니라 언어적 폭력도 포함된다.”며 “불가항력적인 상황으로 뇌손상을 입는 것도 조심해야겠지만 가정 내에서 다양한 형태의 폭력으로 뇌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뇌세포를 살리는 최고의 황금 룰!

미국 국립노화연구소는 사람이 늙어갈수록 뇌의 부피가 평균 10%, 일 년에 0.2% 정도 감소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정도의 신경세포 감소로는 지적 기능이 크게 떨어지거나 노인성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지는 않는다는 게 정설이다.

서유헌 교수 역시 “노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뇌세포 감소는 지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데 별로 중요하지 않은 부위에서 일어난다.”며 “뇌를 젊고 건강하게 살리는 정말 중요한 방법은 뇌세포를 파괴하는 요소들을 줄이고 뇌세포를 살리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서유헌 교수가 밝히는 젊은 뇌, 건강한 뇌를 위한 가장 유익한 방법은 무엇일까?

1 뇌를 써라!

서유헌 교수는 “뇌를 건강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뇌를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이가 들면 새로운 것을 외우는 단기적인 기억력은 나빠지지만 오랜 인생을 살아오면서 얻어진 풍부한 기억을 바탕으로 오히려 고도의 판단력이나 통찰력이 커질 수 있다. 특히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기억력 감퇴나 치매에 걸릴 확률이 낮고 나이 들어서도 뇌를 계속 활발하게 사용한 사람은 지적으로 퇴보하는 시기도 훨씬 늦게 찾아온다. 따라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일을 하며 뇌를 활발히 자극하고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2 충분한 영양소를 섭취해라!

건강의 기본은 올바른 영양소를 적절히 잘 섭취하는 것으로 뇌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너무 짜고 매운 음식들은 뇌세포를 포함한 모든 세포들을 탈수시켜 성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서유헌 교수는 “항산화작용을 가진 비타민 A, B, C, E와 뇌 건강에 좋은 DHA가 함유된 등 푸른 생선을 포함해 고른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런 반면 뇌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공급하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양의 당분을 섭취하거나 세포를 만드는 단백질을 공급한다며 고단백 식사를 지속하는 것 등은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적정선을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3 운동과 휴식을 유연하게 하라!

일주일에 3회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은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뇌에 산소와 영양소 공급을 원활히 하고 세포의 재생을 도와준다. 서유헌 교수는 “너무 힘든 운동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신경세포를 성장시켜 운동 기능에 관계된 뇌 부위뿐만 아니라 기억력과 사고력 등을 증진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뇌세포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도 적정한 운동과 휴식의 밸런스를 맞추도록 하자.

4 좋은 감정으로 살아가기

서유헌 교수가 밝히는 뇌 건강을 위한 또 하나의 조건은 ‘마음가짐’이다. 나이가 많든, 적든지 간에 밝고 좋은 감정을 가지고 살아갈 때 신경전도가 억제되지 않고 순조롭게 작용해 뇌의 모든 처리 능력도 원활히 작동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늙어가면서 노화되는 뇌, 혹은 뇌세포를 파괴시키는 요소들로 인해 상처 입은 뇌를 회복시키는 일은 끊임없는 열정과 인생에 대한 적극적인 도전, 그리고 희망을 가지는 것이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시들지 않는 ‘뇌’의 위력 속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의 ‘사령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유헌 교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으며 서울대학교 신경약리학 박사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서울대학교 신경과학연구소 소장, 한국뇌연구원 초대원장, 아시아 태평양 신경과학회 회장, 일본 도쿄대학교, 영국 임페리얼대학교,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객원교수, 미국 코넬대학교 교환교수를 역임했다. 뇌 연구로 제7회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과학기술훈장, 옥조근정훈장, 세종문화상 등을 수상했고 현재 가천대학교 석좌교수, 가천대학교 뇌과학연구원 원장으로 대한민국 뇌 연구의 선두주자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문지영 기자  kunkang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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