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의 건강제안] 20대부터 내 몸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

【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29세 여성이 결혼준비를 위해 건강검진을 받았다. 160cm, 42kg으로 컴퓨터 작업을 주로 하는 여성은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각각 30%, 200% 증가, 간 손상 지수가 50% 상승한 상태였다. 가끔 두통, 피로감을 느꼈지만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은 없었다. 식사량은 적지만 나름의 건강식을 하고 있었고, 저녁식사는 자주 거르고 폭음을 하곤 했다. 월경 횟수는 연 6회, 그마저도 지나치게 불규칙해 일정을 예측하기 힘들었다.

인간의 삶을 가장 간단하게 표현하면 태어나서 자손을 낳고 다시 땅으로 돌아가는 것, 즉 내 유전자, 씨의 흔적을 대대로 남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도 다른 생물체와 같이 자연의 일부라 그 과정에서 자연과 사회환경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실제 50년 전 우리 유전자는 주로 곡물과 채소를 먹고 농사 지으며 규칙적으로 자고 먹고 움직이던 환경에 익숙했다.

그런데 요즈음은 어떠한가? 달고 기름진 음식, 첨가물이 가득한 먹거리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데다 그마저도 제때 먹지 않고, 하루 종일 움직이던 몸은 컴퓨터 앞에 앉아 거의 못 움직이는 생활환경에 놓여 있다.

또 밤낮이 뒤바뀌기도 하고 숨쉬는 공기 등 어느 하나 몸을 건강하게 하는 상황은 없으니, 이런 환경 변화에 유전자도 적응이 어려워 변형될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하루 1갑 이상 흡연하는 남성의 정자는 80%가 잘 움직이지 않고 비정상 소견을 보여, 난임 유발 가능성을 높인다고 한다.

몸은 스스로의 건강, 생존이 위협받는 환경에서는 생식 활동을 할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다. 또 몸이 싫어하는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게 되면 중년 이후에는 주로 질병을 일으키지만 젊은이의 경우는 유전자 변이가 다음 세대에 전달될 가능성이 높다. 즉 나의 행동이 2세, 3세의 건강을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젊어서부터 내 몸을 사랑하고 관리해야 한다.

내 몸을 사랑하는 실천법 2가지

첫째, 몸에 좋은 것을 찾기보다는 해가 되는 것을 피한다. 흡연, 과음, 첨가물이 가득 든 자극적인 음식 등이 대표적이다. 젊었을 때 한 끼 식사를 거르거나, 하루 운동을 하지 않는다고 큰 영향은 없지만 과도한 흡연, 과음과 같이 몸에 해로운 물질은 바로 몸의 변화를 나타낸다. 그 순간 고장이 날 수도 있다. 게다가 식사를 거르고 잠도 못 자 체력이 떨어진 상태라면 제때 고장 난 곳을 수선해 주지 못해 질병을 일으키거나 안 좋은 형질을 유전시킬 수 있게 된다.

둘째, 가급적 규칙적으로 생활하도록 노력한다. 몸은 주어지는 대로 반응한다. 불규칙적으로 먹고, 자고, 움직이면 그에 따른 몸의 반응도 예측하기 어려울 것은 자명한 이치다.

자식에게 재물을 더 많이 물려주려 하기 이전에 건강한 신체를 물려주고자 한다면 젊어서부터 스스로의 몸을 사랑하고 관리해야 한다.

박민선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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