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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의 건강비결] 건강 백세인 연구에 찬란한 금자탑~ 서울대 의대 박상철 교수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건강 백세를 사는 비결… 장수 5계명 실천하세요”

이 시대의 실버 세대는 누구일까? 대부분 노년층이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노년을 밋밋한 은빛 세대가 아닌 ‘찬란한 금빛 세대’라고 부르는 의대 교수가 있다. 서울대 의과대학 생화학과 박상철 교수가 전하는 노년이란 절망이 아닌 희망으로 가득한 시간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늙는 ‘웰에이징(참늙기, Wellaging)’으로 향하는 길을 인도하는 박상철 교수의 건강한 장수비결에 주목해 보자.

한국 생화학 분야의 든든한 기둥

하늘이 유난히도 맑고 높던 9월의 어느 날, 서울대 의대 박상철 교수 연구실. 박 교수는 가을바람만큼 시원시원한 웃음소리로 기자를 반겼다. 특별히 좋은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원래 웃음이 많고 긍정적인 사람이란 것을 대화를 시작한 지 1분도 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지금과 같이 어렸을 적부터 어떤 일이든 즐겁고 적극적으로 임하며 한평생을 바쁘게 살았다는 그다.

박 교수가 의사가 되기로 마음을 먹은 것도 이런 적극적인 성격 때문이었다. 까까머리 고등학생 시절, 그 당시 아끼던 여동생의 몸이 좋지 않았다. 큰오빠인 박 교수를 비롯해 온 가족이 시름에 잠겼다. 얼마 후 여동생은 외국에 가서야 건강한 몸을 되찾을 수 있었고, 그는 우리나라의 의학 기술이 뒤처져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그리고 그 당시 장래희망이었던 법조인 대신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아픈 동생을 치료해주고 싶은 큰오빠의 따뜻한 마음과 우리나라 의학도 국가 경쟁력을 갖춰야겠다는 젊은 혈기가 오랫동안 꿈꿔온 법조인의 꿈을 접게 한 것. 1년 후, 그는 서울대 의대에 진학했고 기초의학 분야 중에서도 생화학에 몰두하게 된다.

노화는 바꾸는 것이 아니라 고쳐가는 것

부실공사, 열심히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학생, 잔병치레가 많은 사람의 공통점은 뭘까? 세 가지 모두 기초가 튼튼하지 않아서 생기는 부작용이다. 기초의 중요성은 어느 분야에서나 적용된다. 널리 인간을 건강하게 하는 의학에도 해당되는 말이다.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의학 전공이 대부분이었던 시절 기초의학에 눈을 돌리는 의대생은 드물었다.

그러나 박 교수는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한다. “기초의학은 저에게 흥미로운 분야였어요. 그 중 생명의 본질을 다루는 학문인 생화학은 꼭 발전해야 하는 분야이기도 했고요. 2년만 열심히 해보자 했는데, 결국 그 매력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암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암의 발생기전에 관한 연구뿐 아니라 식품 속에 들어 있는 발암 물질을 연구했다. NIH(미국국립보건원)에서 연수를 마친 후부터 분자생물학에 집중했고, 대사적 활성화에 대한 연구에 매진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외부의 강한 독성에 젊은 세포보다 노화세포가 더 높은 생존력을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노화란 죽음의 전 단계가 아니라 우리 몸이 외부 자극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적응이자 변화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바로 노화와 장수에 관한 연구에 돌입했다. 그 결과 우리 사회에 노화란 나쁘고 두려운 것이 아니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게 된다.

건강 백세인이 주는 값진 교훈

박 교수가 내리는 노화의 정의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노화와 분명히 다르다. “노화란 생명체가 죽어가는 과정에서의 숙명적인 변화가 아니라 살아남으려는 진지한 노력에 따른 환경적 자극과 스트레스에 반응하여 적응해 나가는 것입니다.”

즉 단순한 퇴행성 변화가 아니라 우리가 충분히 회복하고 예방할 수 있어서 선택이 가능한 변화라는 이야기다. 이러한 내용은 백세인 조사와 연구를 통해 증명할 수 있다. 박 교수의 연구팀은 전국 방방곡곡 건강을 유지하는 백세인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서 그들을 조사하고 일반 노인과 비교했다. 그 결과 유전적인 요인과 더불어 성별, 성격, 생태환경, 사회적이고 보건적인 요인들과 개인의 운동, 영양, 이웃관계, 사회참여 등이 모두 원활하게 보완되고 작동하는 사람이 장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백세인은 나이와 상관없이 가슴 속 깊이 사랑, 슬픔, 아픔, 즐거움을 분명히 나타냈고, 삶에 대한 자신감과 여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제 박 교수는 좀 더 큰 틀에서 백세인을 연구한다. “고령화 사회에 대한 문제점을 백세인의 삶을 통해 풀어보고자 합니다. 생활 방식, 음식 등을 공유하는 것에서 나아가 바람직한 장수 사회를 위해 지역사회와 국가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방향으로요.”
노인 건강을 위한 우리춤체조의 탄생과 보급, 골드쿡 프로그램, 서울대학교 제3기 인생대학 등이 이러한 노력의 일원이다.

당당한 노년, 즐거운 인생!

박 교수는 노화고령사회연구소, 노화 및 세포사멸연구센터 소장직과 강의를 병행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고 있음에도 건강한 에너지가 넘친다. 그 비결은 백세인의 생활방식과 비슷한 그의 일상에서 찾을 수 있다. 그가 만나 온 백세인과 같이 그의 말투와 행동 하나하나에서 삶에 대한 자신감, 여유가 묻어난다.

“백세인들은 주어진 삶에서 온 힘을 다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도 하루도 허투루 쓰지 않고 알차게 하루를 보내다 보니 건강도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이와 더불어 몸에 해로운 것은 될 수 있으면 먹지 않고, 전통 발효식품을 챙겨 먹는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연구가 없을까 찾고 실행에 옮겨왔다. 이렇게 지내다 보니 만병의 원인이라는 스트레스는 물러가고, 굵은 땀방울과 함께 굵직굵직한 성과들이 그의 곁에 남았다.

앞으로도 장수 연구와 더불어 웰에이징 고령화 사회를 위한 연구를 할 것이라는 박 교수. 그가 걷는 힘찬 발걸음이 늘어갈수록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고령화 사회가 성큼 가까워져 올 것이다.

박상철 교수가 추천하는 건강한 장수를 위한 5계명

1. 움직여야 한다_ 단순하게 그냥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뜻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 몸을 움직여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일을 찾자. 마음도 함께 움직여야 한다. 적극적인 삶의 의지와 능동적인 생활 태도를 갖자.

2. 적응해야 한다_ 백세 장수인은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이나 지역에 대한 불평이 거의 없다. 백 년째 살고 있어도 자신들의 환경을 담담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단순한 환경적 위해 상황뿐 아니라 스트레스 요인에 대해서도 적응을 통해서 극복한다.

3. 머리를 써야 한다_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반드시 생각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치매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 백세인은 결코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고 적극적인 삶을 살고 있다.

4. 느껴야 한다_ 사람의 감정, 기쁨과 괴로움 등은 생존에 필수적인 숨 쉬는 일과 먹는 과정에 영향을 준다. 감정은 충분히 생명 현상의 필수적 과정을 제어할 수 있으며, 박 교수가 만난 백세인은 대부분 뜨거운 감정을 표현하며 살고 있었다.

5. 절제해야 한다_ 쓸데없는 데에 시간과 힘을 낭비하지 말자. 백세인은 자아가 강하면서 적절하게 제어할 줄 알고 나누는 삶이 익숙한 모습을 보였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것을 명심하자.

정유경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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