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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특집][건강키워드 2] 쇼닥터 논란에서 얻은 것과 잃은 것2015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도움말 | 대한의사협회 신현영 홍보이사】

종편의 등장으로 의사들의 방송 출연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건강프로가 종편의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효자상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스타급 의사도 등장했고, 그들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가짜 백수오 파동도 어찌 보면 그 연장선상에서 벌어진 일이다. 방송에서, 홈쇼핑에서 의학적 근거를 들어 백수오의 효능을 과대 포장한 의료인들의 역할도 한몫했다. 일부 의사는 백수오 광풍에 편승해 직접 관련 상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의료인의 처신에 대중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대한의사협회가 칼을 빼들었다. 대한의사협회는 “의사의 신분으로 방송매체에 출연하여 의학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시술을 홍보하거나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하는 등 간접, 과장, 허위 광고를 일삼는 일부 의사를 쇼닥터라 명명하고 이에 대한 자율 규제에 나서겠다.”고 밝혔던 것이다.

그러면서 공론화되기 시작한 쇼닥터는 2015년을 휩쓴 또 하나의 건강 키워드가 됐다. 우리 사회에 던져진 뜨거운 화두 쇼닥터, 어떤 해법이 필요할까?

종편의 히로인 쇼닥터

한 종편프로에서 “몸의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유산균을 처방했는데 5년간 불임이던 사람이 한 달 뒤에 임신이 됐다.”고 밝히면서 유산균 열풍을 주도했던 의사! 그 후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유산균제품을 개발해 판매했다.

한 종편프로에서 “어성초가 탈모에 효과가 있다.”고 소개해 어성초의 품귀현상까지 초래했던 또 다른 의사! 그 또한 어성초를 주성분으로 한 발모팩과 발모샴푸를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어쩌면 이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방송을 효과적인 마케팅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의료인들이 적지 않다. 그들의 주장은 하나같이 대중들의 눈과 귀를 솔깃하게 만든다. 마치 만병통치약 같고, 또 비방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열광한다. 이것은 시청률의 굴레에 갇힌 종편이 건강프로를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쨌든 사람들의 관심 끌기에는 성공하니까!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주장들이 갖는 태생적인 한계점이다. 의학적인 근거가 약하거나 입증이 덜 돼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런 정보들이 방송을 통해 무차별 제공되면 크든 작든 그 폐해는 고스란히 시청자들 몫이 된다. 불특정 다수에게 광범위하게 노출돼 있는 방송이 건강정보를 다룰 때 보다 신중해져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대한의사협회 신현영 홍보이사는 “쇼닥터를 제일 먼저 공론화시키고 적극적인 대응을 하는 것도 국민들에게 올바른 건강․의료정보를 제공하는 의료환경을 만들기 위함”이라며 “이를 위해 의협에서는 ‘의사 방송 출연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쇼닥터 근절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한다.

의사 방송 출연 가이드라인이란?

대한의사협회는 “일부 의료인의 돌출행동이 의료인 전체의 윤리성에 반하는 행동으로 비쳐줘서는 곤란하다.”고 판단하고 쇼닥터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2015년 3월 쇼닥터 대응 태스크포스팀 구성하고, 의사들의 방송 출연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는 일명 ‘의사 방송 출연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전국 방송사에 배포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가 발표한 ‘의사 방송 출연 가이드라인’의 기본원칙은 다음과 같다.

  1. 의사는 의학적 지식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전달한다.
  2. 의사는 시청자들을 현혹시키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
  3. 의사는 방송매체를 의료인, 의료기관 또는 식품,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광고 수단으로 악용하지 않는다.
  4. 의사는 방송 출연의 대가로 금품 등 경제적 이익을 주고받아서는 안 된다.
  5. 의사는 의료인으로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대한의사협회 신현영 홍보이사는 “만약 이 같은 가이드라인을 위반했을 때는 쇼닥터 대응상시기구인 쇼닥터 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하고, 그 결과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나 의협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제재를 가하게 된다.”고 밝혔다.

특히 의협은 지난 9월, 건강 의료정보 프로그램의 공공성 제고를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신현영 홍보이사는 “이 협약으로 방송을 통해 소개되는 치료법, 시술법의 안전성, 유효성 등에 대한 자문 및 검증을 하게 되고, 방송을 통한 특정 병원의 마케팅 행위도 근절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의협이 제정한 ‘의사 방송 출연 가이드라인’은 지난 10월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세계의사회 총회에 상정돼 세계의사회 윤리 규정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쇼닥터 논란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

종편 프로에 출연했던 한 의사는 6개월 예약이 꽉 찼다며 좋아했다. 의사들이 방송을 최고의 마케팅 수단으로 생각하는 이유다.

방송에서 그들은 의료기술을 선보이지는 않는다. 그 대신 화려한 언변, 깔끔한 외모, 그리고 유머까지 겸비해서 우리를 매료시킨다.

하지만 말 잘하는 것과 의료기술은 별개의 문제다. 불특정 다수를 향해 쏟아내는 말의 진위여부도 감안해야 한다.

너에게 좋은 것이 나에게도 반드시 좋으란 법이 없다. 건강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다. 체질도 다르고 몸 상태도 다르다. 방송에서 소개되는 건강정보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특히 왜곡된 정보 뒤에 숨어있는 행간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특별하지 않은 것을 마치 대단한 비법인양 소개하는 의료인에 대해서는 일단 패널티를 주자. 건강정보에서 특효, 비방을 찾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런 것이 있다면 이미 세계적인 유명세를 탔을 테니까.

대한의사협회 신영현 홍보이사는 “현대의학은 근거중심의학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각종 의학서적, 논문, 공신력 있는 학회의 지침 등을 통해 올바른 건강정보와 의료정보를 국민들에게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이런 근거 없이 단지 경험적이나 세포실험이나 동물실험 등 근거가 미미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확대 해석하여 국민들에게 일반화시키는 오류를 범하는 쇼닥터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단호한 대처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현영 홍보이사는 가톨릭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세브란스병원에서 가정의학과 전공의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임상조교수로 있으면서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겸 대변인을 맡고 있다.

허미숙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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