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건강다이제스트 특집기사 · 특별기획
[11월 특집] 간염→간경변→간암의 사슬 끊고 생존법2015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장수호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도움말 | 연세대의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한광협 교수(대한간학회 이사장)】

올해 나이 59세! 간암 진단을 받았다. 처음엔 믿었다. ‘치료하면 되겠지!’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한 차례 항암치료를 했지만 암은 더 커져 버렸고, 이제는 거동조차 하기 힘든 몸이 되었다.

‘어쩌다가 내가….’ 하루에도 열두 번 묻고 또 묻지만 그 이유를 잘 안다. B형 간염 때문임을. 20여 년 전 B형 간염 진단을 받았지만 설마했다. 간염에서 간경변, 간암으로 이어진다는 말을 들었어도 바빠서 잊고 살았고, 증상이 없어서 방심했다. 그랬던 대가는 지금 혹독하다.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다.

“너무도 후회스러워요. 왜 진작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을까요.”

비단 이정훈 씨만의 절규는 아닐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간염 그 까짓것!’ 방심하면 지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아예 간염 검사조차 해보지 않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소한 소홀함이 종종 돌이킬 수 없는 화근덩이가 되기도 한다. 우연히 시작된 간염은 간경변, 간암으로 이어지며 생명까지 앗아가는 치명타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아봤다. 간염, 간경변, 간암으로 이어지는 죽음의 사슬을 끊고 생존하는 전략, 과연 뭘까?

PART 1. 40~50대의 천적 간 질환

간염, 간경변, 간암까지…이름만 들어도 두려움을 갖게 하는 간 질환들이다. 특히 간 질환은 40~50대 남성들의 천적과도 같다.
한창 일할 나이에 간경변 진단을 받아 손쓸 수 없다는 통보를 받기도 하고, 하루아침에 간암 말기 진단을 받고 생사의 기로에 서기도 한다.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에서 간암 및 간질환 명의로 유명한 한광협 교수는 “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는 암 중에서 간암으로 인한 사망률도 톱클래스에 든다.”며 “남성의 경우 간이 문제가 되어 사망할 확률이 가장 높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침묵하는 장기 간의 무던함이 한몫한다. 간은 우리 몸에서 그 어떤 장기보다 중요한 일을 많이 하면서도 늘 침묵한다.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과 여러 가지 영양소를 만들어내고 저장해두는 일을 하고 ▶건강을 해치는 나쁜 물질들을 해독하는 중요한 일을 하지만 좀체 상처를 받아도 묵묵히 자기 일을 한다. 불평불만을 잘하지 않는다. 웬만한 상처는 스스로 치유하고, 일부를 잘라내고 씩씩하게 다시 원래 크기대로 자라기도 한다. 한광협 교수는 “마당쇠처럼 튼튼하고 믿음직스런 장기가 바로 간”이라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간은 아무리 아파도 아프다는 신호를 잘 보내지 않는다. 심지어 80%가 병들고 20%만 정상이어도 묵묵히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어느 정도 처리해낸다. 이렇게 무던한 간의 침묵은 양날의 칼과 같다. 고맙기도 하지만 불행의 씨앗도 된다. 아무 말 없다가 어느 날 갑자기 회생 불능을 통보하기 때문이다.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으로, 혹은 간암으로 더 이상 버텨내지 못할 것 같으면 그때서야 비로소 아프다는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늦다. 손쓸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더 무서운 간 질환! 하지만 한 가닥 희망은 있다. 간경변, 간암은 80% 이상 예방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한광협 교수는 “간경변, 간암은 다른 암에 비해서 비교적 그 원인이 잘 밝혀져 있다.”고 말한다. 바로 간염이다. 간경변, 간암을 일으키는 80%의 원인은 간염 때문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B형 간염, C형 간염이 주범이다.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간염이 오래 되면 간경변으로 진행되고, 그것은 결국 간암으로 이어지는 수순을 밟기 때문이다. 따라서 간염-간경변-간암의 연결고리는 의외로 쉽게 끊을 수도 있다. 간염에 대한 확실한 대책을 세우면 된다. 특히 B형 간염과 C형 간염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마련하면 된다. 그러기 위해 알아보자. 간염의 모든 것을!

PART 2. 간경변, 간암의 싹 간염에 대해 알아야 할 것들

“간세포가 손상을 입고 망가져 염증이 발생된 상태” 간염의 정의다. 이러한 간염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간에 나쁜 바이러스가 침투해 간을 손상시킬 수도 있고, 술을 많이 마시거나 독한 약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비만이 원인이 되어 간염이 생기기도 한다.

그중에서 최대 원인은 간염 바이러스다. 간염을 일으키는 80% 이상은 간염 바이러스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간염 바이러스는 그 종류도 많다. A형, B형, C형, D형, E형 등 다양하다. 이중에서 간경변, 간암으로 이어지는 죽음의 사슬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B형 간염과 C형 간염이다. A형 간염은 급성간염을 일으키지 만성으로 진행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주로 위생상태가 불결한 후진국에 많은 바이러스이고, 한 번 앓고 나면 면역이 생겨 다시 재발하지 않는다는 특징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각별히 조심해야 할 바이러스도 B형 간염 바이러스와 C형 간염 바이러스다.

한광협 교수는 “이 둘은 간경변이나 간암의 씨앗이 되므로 일단 감염되면 철저한 관리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말한다.

PART 3. 간경변, 간암의 80% 원인 B형 간염과 C형 간염의 같거나 혹은 다르거나

간염, 간경변, 간암의 수순을 밟으며 돌이킬 수 없는 화근덩이가 되는 B형 간염과 C형 간염은 서로 닮은 듯 닮지 않은 결코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다. 간염 경로에서 대처법까지 꼭 알아두자

첫째, 감염 경로는 많이 닮아 있다. B형 간염은 주로 혈액, 정액, 침과 기타 체액 등을 통해 전염된다. 또 산모가 아기를 감염시키는 수직감염이 주경로이며, 성관계, 비위생적인 치과기구, 오염된 주사바늘, 면도기, 칫솔 등을 통해서도 전염된다. C형 간염 또한 혈액이나 주사기, 면도기, 칫솔, 손톱깎기 등을 통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 B형 간염과 C형 간염은 둘 다 만성화되면서 간경변, 간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물론 그 경로에는 미세한 차이가 있다. 일례로 B형 간염은 간경변을 거쳐 간암이 되기도 하고, 간염에서 곧바로 간암으로 직행하기도 한다. 그런 반면 C형 간염은 반드시 간경변, 간암의 수순을 밟는다. 그리고 그 진행 속도는 느리나 확률은 매우 높은 편이다.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간경변을 거쳐 간암으로 될 확률이 대단히 높다는 말이다. 그래서 C형 간염이 더 고약하다.

셋째, 만성간염이 될 확률은 C형 간염이 더 높다. 일례로 B형 간염일 경우 산모로부터의 수직감염이라면 만성간염으로 진행될 확률이 90% 이상이다. 바이러스 보유기간이 길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B형 간염에 걸리면 이 같은 연결고리는 약해진다. 대부분 자연 치유되고, 약 5% 미만에서만 만성간염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C형 간염은 그렇지 않다. 한 번 걸리면 만성간염이 될 확률이 55~85%로 상당히 높은 편이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넷째, B형 간염은 예방백신이 있지만 C형 간염은 예방백신이 없다. 간경변, 간암으로 진행되는 B형 간염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B형 간염 바이러스와 맞서 싸울 수 있는 항체가 있으면 된다. 이 항체를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B형 간염 백신이다. 만약 간염 검사를 해봐서 B형 간염에 대한 항체가 없는 것으로 나온다면 간염 예방 백신을 접종하면 된다. 현재 B형 간염은 3회에 걸쳐 백신을 접종하면 간염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C형 간염의 경우는 사정이 좀 다르다. 아직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아 미리미리 예방하기도 힘들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며 변종 바이러스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C형 간염이 더 무섭다고 하는 이유다.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다섯째, 자각증상은 C형 간염이 훨씬 적다 . B형 간염, C형 간염이 무서운 이유는 아무런 자각증상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리 없이 조용히 야금야금 간세포를 망가뜨린다. 특히 C형 간염은 더 그렇다. B형 간염보다 더 소리없이 조용히 진행된다. 간경변증이 되어도 무증상인 사람도 있고, 간암까지 진행되어도 모르고 있는 경우도 더러 있다. 황달, 복수가 나타나면서 발견되기도 하는 등 엉큼하기 짝이 없다.

한광협 교수는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모두 적극적인 치료에 임하지 않으면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의 진행은 불가피하므로 현재로서 최선의 대처는 간염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B형 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B형 간염 예방 백신을 맞는 것이 좋으며, C형 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성생활을 하고, 몸에 문신을 새기거나 비위생적인 주사약물을 사용해 상처를 내지 말며, 칫솔, 면도기, 손톱깎기 등은 따로 쓰는 등 개인위생에 힘써야 한다.

PART 4. 지금 당장 해야 할 간염 검사와 예방 접종하기

간염, 간경변, 간암으로 이어지는 불행의 사슬을 끊기 위해서는 누구나 지금 당장 해야 할 일도 있다. 혹시 간염 검사를 받아본 적이 있는가? 아직도 자신에게 간염 항체가 있는지, 혹은 보균자인지 모르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보건소나 가까운 병원으로 달려가야 한다. 그리고 간염 검사를 해봐야 한다. 간단한 혈액검사만 하면 된다. 혈액검사를 통해 A형, B형, C형 간염에 걸려 있는지 여부와 항체의 유무까지 다 알 수 있다.

만약 간염에 걸려 있을 경우는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하고, 항체가 없다면 예방주사를 맞으면 된다. A형 간염은 2회 접종으로 대부분 항체가 생기고, B형 간염은 3회 접종으로 항체가 생기면 평생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관한 한 안심해도 된다. 애석하게도 C형 간염에 대한 예방백신은 개발돼 있지 않아 스스로가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한광협 교수는 “이렇게 간단하고, 이렇게 쉽고, 큰 비용도 들지 않는 이 방법을 몰라, 혹은 알아도 무시해 간염-간경변-간암으로 이어지는 불행을 자초한다면 이보다 더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아직도 간염 검사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간 큰 사람이 있다면 지금 당장 보건소로 달려가서 혈액검사를 하자. 그 시간은 짧게는 2분, 길어도 10분 이상 걸리지 않는 아주 간단한 일이다. 그것은 적어도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간경변, 간암의 연결고리를 끊는 1차 관문은 될 수 있다.

그런데 어쩌나? 너무도 재수 없게, 혹은 불행하게 이미 간염에 걸려 있거나 혹은 간경변으로 진행됐거나, 간암으로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부터는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간염, 간경변, 간암을 이기고 무사히 생환할 수 있는 목숨 건 대처를 해야 한다.

PART 5. 간염이래요! 어떡해요?

한광협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염 진단을 받으면 사형선고라도 받은 듯 두려워하지만 간염도 제대로 알면 그리 무서운 병은 아니다.”고 말한다. 특히 최근에는 좋은 치료제와 치료법이 많이 개발되어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꾸준히 관리하면 평생 건강하게 살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 지침을 소개한다.

1.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대처법

간염 검사 결과 “B형 간염 표면항원이 양성”으로 나오면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표시다. 쉽게 말해 “B형 간염이 있습니다.”라는 말을 듣게 된다. 이런 진단을 받았다면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적극적인 치료에 임하지 않으면 계속 진행되어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B형 만성간염은 간경변증을 거쳐 간암으로 진행되기도 하고, 간경변증을 거치지 않고 직접 간암으로 되기도 한다. 이때의 대처법은 크게 두 가지 경우의 수를 따른다.

첫째, B형 간염 바이러스는 갖고 있는데 증상이 없는 경우

이를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라고 한다. 이런 경우에는 당장 치료할 필요는 없다. 6개월 내지 1년 간격으로 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갖고 있고 증상이 있는 경우

정기적인 간 검사 결과 간수치가 올라가면 이때부터는 항바이러스 약을 써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간수치는 GOT, GPT를 일컫는 말로 간세포 파괴 정도를 알려주는 수치다. 참고로 GOT, GPT 수치는 40단위 이하가 정상수치이며, 간세포 파괴 정도가 심할수록 수치가 상승한다.

만약 간수치가 크게 올라가 약을 써야 될 경우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를 쓴다. 현재 내성이 잘 생기지 않는 항바이러스제로 바라쿠르트와 비리어드 두 가지가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한광협 교수는 “안전성이 높기 때문에 오랫동안 약을 먹어도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2.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대처법

C형 간염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다. 변장을 너무 잘하는 바이러스다. 그래서 예방 백신도 개발돼 있지 않다. 이러한 C형 간염의 경우 C형 간염 항체 검사를 해서 양성으로 나오면(HCV+) HCV RNA 검사를 한다. 이 또한 양성으로 나오면 바이러스가 활동하는 걸로 진단을 한다. 그러나 음성으로 나타날 경우 바이러스는 몸 안에 들어왔었지만 현재 바이러스 활동은 없는 걸로 판단한다.
따라서 C형 간염은 HCV RNA 양성인데 간수치가 정상이면 C형 간염 보유자로, 간수치가 올라가면 C형 간염이 있다고 판단한다.
이렇게 해서 C형 간염으로 판단이 되면 주로 쓰는 치료법은 인터페론 주사 치료와 로바빈이라는 항바이러스제를 병합해서 치료해왔다.

그런데 최근 C형 간염에 획기적인 먹는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돼 임상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한광협 교수는 “DAA(Direct Acting Antivirals)라는 먹는 항바이러스제인데 3개월만 먹으면 95% 이상 완치되는 획기적인 신약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임상에서도 95% 이상의 완치 결과가 나왔다고 하니 참고하자. 단지 비용이 고가여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외에도 임상 진행 중인 많은 신약이 개발 중에 있어 조만간 C형 간염은 해결이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도 많다.

3. 간염에 도움 되는 생활습관 실천하기

간염이 간경변, 간암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어떤 삶을 사는가 하는 것도 중요한 덕목이다.

한광협 교수는 “만성 간염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은 간염 바이러스이지만 이를 악화시키는 것은 잘못된 생활습관”이라고 말한다. 잘못된 생활습관은 가뜩이나 간염 바이러스의 공격에 지친 간을 더욱 힘들게 만든다. 만성 간질환을 치료할 때 꼭 병행해야 할 생활요법을 소개한다.

●절대 술은 마시지 않는다

술과 간은 물과 기름과도 같은 사이다. 간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 사람도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술을 마시거나 한꺼번에 많이 마시면 간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하물며 만성간염이 있을 경우에는 말할 필요조차 없다. 따라서 만성간질환을 앓고 있을 경우에는 어떤 이유에서든 술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와인도 안 된다. 술을 마시면 간세포가 더 많이 파괴되어 간질환을 악화시키고 그것은 결국 생명을 위협하는 원흉이 된다.

●적당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도움

간이 나쁘면 에너지 소모가 많아지기 때문에 쉽게 피로를 느낀다. 그래서 간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무리하지 말고 안정을 취하라고 권한다. 하지만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고 무조건 안정을 취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활동량을 대폭 줄이면 몸이 더욱 약해지고 스트레스도 더 많이 쌓여 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운동은 피로를 느끼지 않는 한도 내에서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한 다음날까지 피로가 누적되지 않으면 된다. 산책, 걷기 등 가벼운 운동을 하도록 하자.

●규칙적으로 생활한다

건강을 지키는 데 규칙적인 생활만큼 좋은 것은 없다. 우리 몸은 규칙적인 리듬을 아주 좋아한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같은 시간에 식사하고 같은 시간에 활동하고 같은 시간에 잠을 자면 우리 몸에는 일정한 리듬이 생기게 된다. 우리 몸은 이 일정한 리듬을 아주 좋아한다.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간이 나쁜 사람은 특히 이 리듬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꺼번에 일을 몰아서 하거나 피로감을 느낄 정도로 활동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별 아닌 것 같지만 생활은 꼭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 아주 중요한 사항이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물론 담배가 간질환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담배의 독성은 간에도 해롭다. 몸 안에 들어온 독성물질을 해독하는 것이 간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담배를 피우면 담배의 독성물질을 해독하느라 간은 그만큼 더 일을 많이 해야 하고, 미처 해독하지 못한 독성은 간뿐만 아니라 온몸을 병들게 만든다. 간 건강을 위해 담배는 꼭 끊자.

●스트레스를 다스린다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는 간에도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친다. 조금만 욕심을 버리고 생각을 긍정적으로 단순화시켜도 사는 것이 한결 편해진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

4. 간염에 도움이 되는 식사요법 실천하기

만성간염으로 간의 기능이 떨어지면 영양불균형이 초래되고, 그것은 필연적으로 충분한 에너지를 얻지 못해 건강이 더욱 악화되는 수순을 밟게 된다. 따라서 간염 진단을 받았다면 약해진 간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올바른 식사요법을 꼭 실천해야 한다.
한광협 교수는 “각종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균형 있는 밥상을 차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한 밥상이 좋다

일반적으로 간염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약 23~27% 정도 단백질이 부족한 편이다. 그만큼을 음식으로 보충해주지 않으면 파괴된 간세포가 재생하기도 힘들어져 간은 더욱 더 나빠진다. 따라서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지방을 제거한 순 살코기, 생선, 두부, 콩, 달걀, 우유 등을 통해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

● 당질 위주의 고열량 식단을 꾸민다

간염 환자는 에너지 소모가 많기 때문에 열량이 풍부한 밥상을 차리는 것이 좋다. 가능한 한 도정하지 않은 쌀이나 통밀가루, 잡곡 등을 섭취하도록 한다.

● 매끼 비타민과 무기질 섭취도 부족함이 없게~

간은 비타민 A, D, B1, B2, B12 등 많은 비타민을 저장하고 활성화시키며 각종 대사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만성간염에 시달리면 이러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비타민이 부족해지기 쉽다.
따라서 간염 환자는 평소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이 들어있는 과일과 채소를 적당히 먹어야 한다.

● 식사는 조금씩 자주 먹고 과식하지 않는다

간염 환자는 간 기능이 약해져 소화를 잘 못 시킨다. 따라서 음식을 먹을 때는 조금씩, 자주 나누어 먹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과식은 금물이다. 그만큼 간이 한꺼번에 대사시켜야 할 음식물의 양이 많아지므로 가뜩이나 약해진 간이 더욱 힘들어한다.

한광협 교수는 “간염은 만성질환인 만큼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항상 긍정적이고 인내심을 갖고 성실히 임하는 자세가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PART 6. 간경변이래요! 어떡해요?

만성간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간경변으로 진행됐다면 그야말로 생사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거나 마찬가지다. 말랑말랑해야 할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변은 그만큼 간의 상태가 나빠졌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광협 교수는 “간염에서 간경변으로의 진행은 생환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로 삼아 보다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 지침을 소개한다.

1. 간염에서 간경변으로 진행됐다면…

간염에서 간경변으로 진행된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동안 간경변 여부는 혈액검사나 영상검사를 통해 의심해볼 수 있었고, 확실한 검사는 간조직 검사로 확진이 가능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간이 굳은 정도를 간단하게 검사하는 새로운 방법이 많이 개발돼 보다 간편하게 간경변 여부를 알 수 있게 됐다.

한광협 교수는 “그중의 하나로 파이브로스캔(Fibroscan)은 간섬유화 스캔으로 간이 굳은 정도를 비교적 정확하게 진단해줘 간조직 검사를 하지 않고도 간경변을 진단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해서 간경변이 확인되면 이때부터는 두 가지를 신경 써야 한다.

첫째, 간경변은 간암으로 진행되기 쉽다는 점이다. 따라서 일 년에 2번씩 꼭 간암 조기 진단을 위한 추적검사를 해야 한다.
둘째, 간경변으로 진행되면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을 꼼꼼히 세워야 한다. 식도정맥류 파열에 의한 출혈이나 복수, 황달, 혼수, 복막염 등 다양한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이때는 전문적인 의사의 관리를 꼭 받도록 하자.

2. 항바이러스제 치료도 도움!

흔히 간경변으로 진행되면 항바이러스제도 소용이 없는 걸로 알고 미리 포기한다. 하지만 그래선 안 될 것 같다. 한광협 교수는 “간경변이 진행된 경우에도 항바이러스제로 잘 치료할 경우 간경변이 회복된 사례도 있기 때문에 미리 실망하고 치료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항바이러스제를 써서 복수가 없어지고 다시 회복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에 전문적 관리를 받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3. 정기적으로 간 검사를 받는 것은 필수!

간경변도 초기에 발견하여 일찍부터 관리하면 그래도 희망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간 검사를 해서 조기에 간경변의 징후를 잡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간경변으로 진단을 받은 뒤에는 3~6개월마다 한 번씩 검사를 받아 변화된 상태와 진행 속도 등을 점검해야 한다.

4. 술은 철저히 금물!

간경변 환자에게 술은 독약이다. 간이 딱딱해져 가고 있는 상태에서 술을 마신다는 것은 생명을 단축하는 지름길임을 꼭 기억하자.

5. 균형 잡힌 식사도 필수!

간경변의 식사요법은 고단백, 고열량, 고비타민 식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간경변이 악화되어 복수, 간성혼수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식사요법을 달리해야 한다. 복수가 생기면 염분을, 간성혼수가 나타나면 단백질을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 따라서 간경변으로 인한 합병증이 나타나면 전문의의 지시를 받도록 한다.

TIP. 간경변에 도움 되는 식사요법, 꼭 알아두어야 할 것들!

● 간성혼수가 나타날 때 식사요법

☞ 단백질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암모니아가 많이 함유된 식품을 멀리한다. 대표적인 식품으로는 치즈, 닭고기, 버터, 햄, 감자, 양파, 소시지, 베이컨 등이다.

☞ 분지 아미노산을 많이 섭취한다. 간에서 대사되지 않고 바로 근육에서 에너지를 낸다. 분지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있는 식품으로는 쌀밥, 고구마, 두부, 호박, 당근, 시금치 등이다.

● 복수를 예방하는 식사요법

☞ 복수는 간경변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합병증이다. 이때는 식사요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복수나 부종이 있을 때는 염분을 제한한다.

☞ 수분도 1리터로 제한한다.

● 식도 정맥류 출혈이 있을 때 식사요법

☞ 딱딱하거나 거친 음식은 피한다.

☞ 섬유질이 많은 채소를 생으로 먹지 않는다.

☞ 너무 맵고 짠 음식도 금물

PART 7. 간암이래요! 어떡해요?

간염을 오래 앓으면 간경변이 생기기 쉽고, 간경변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그 종착역은 간암이다. 이러한 간암은 생존율이 낮은 무서운 암이다. 이 또한 웬만큼 아프지 않고서는 내색을 잘하지 않는 간의 무던함 때문이다. 하지만 간암도 미리 발견하면 얼마든지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한광협 교수는 “이제 간암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검사법이 많이 개발돼 있고, 치료법 또한 크게 발전했기 때문에 간암에 걸렸다 하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길이 많아졌다.”고 말한다.

따라서 미리부터 포기는 금물이다. 간암 진단을 받았을 때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기본이 돼야 하므로 여기서는 강조하고 또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간암 예방 지침’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한광협 교수는 “다행히 간암은 다른 암과는 달리 그 원인이 비교적 명확하게 밝혀진 암이기 때문에 간암 예방도 그만큼 쉬운 편”이라며 “간암을 일으키는 원인들만 철저히 차단하면 간암은 얼마든지 피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간암 확실히 막을 특단의 예방조치 소개한다.

1. 간염 예방 백신을 맞는다

간암을 일으키는 가장 큰 위험인자인 B형 간염 예방 백신을 맞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백신은 되도록 나이가 어릴 때 맞을수록 항체가 더 잘 생긴다. 성인이 된 뒤 예방접종을 하면 약 5~10%에서 항체가 생기지 않을 수 있으므로 백신을 맞은 뒤에는 항체가 생겼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백신을 맞으면 간염 바이러스의 위험으로부터 완벽하게 벗어날 수 있으므로 꼭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전에 맞도록 하자. 다만 C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은 아직 개발돼 있지 않아 아쉽다.

2.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간암의 싹이 되는 B형 간염과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주로 혈액, 침, 정액 등 체액에 존재한다. 이러한 체액이 손상된 점막 등을 통해 들어오면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따라서 면도기, 칫솔을 함께 쓰는 등은 피한다. 주사바늘을 여러 사람이 공유하여 쓰는 것도 안된다. 그러나 식사를 사거나 침구를 같이 쓰는 등 일생생활을 통해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은 지극히 낮으므로 참고하자.

3. 습관적으로 과음하지 않는다

간이 건강한 사람도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거나 술을 많이 마시는 과음은 간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간뿐만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도 술은 되도록 멀리하자.

4. 만성 간질환을 철저히 관리한다

만약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을 앓고 있다면 항바이러스 치료제로 간염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해서 간이 더 이상 손상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술, 스트레스, 과로, 불규칙한 생활습관도 반드시 피하도록 한다.

5.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는다

만성간염과 간경변을 앓고 있다면 반드시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한다. 만성 간 질환을 치료하고 관리하는 과정은 상당히 지루하다.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뚜렷한 증상도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방심하기 쉽다. 그것이 언제나 화근이 됨을 꼭 기억해야 한다.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주기적으로 간의 상태를 꼭 점검해야 한다.

한광협 교수는 “간염, 간경변, 간암으로 이어지는 죽음의 사슬을 확실하게 끊고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며 “그것은 지금 당장 간염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한광협 교수는 우리나라 간염, 간암 치료 수준을 세계 제일로 끌어올린 주인공이다. 간암에 항암요법과 방사선 동시 치료법은 지금도 간암 치료의 정석이 되고 있는데 이 치료법을 처음으로 시도, 간암 치료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현재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 논문 심사위원, 아시아태평양소화기간학회 편집위원, 아시아태평양간학회 편집위원, 국제간암연구회 이사, 국가암관리사업지원단 암조기검진사업위원회 간암 소분과위원장, 보건복지부 간경변증 임상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대한간학회 이사장이기도 하다.

허미숙 기자  kunkang1983@naver.com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인터넷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허미숙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여백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