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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의 건강비결] 췌장암 알리기에 두 팔 걷어붙인 대구가톨릭대병원 김호각 교수2016년 03월 건강다이제스트 봄빛호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대구가톨릭대병원 김호각 교수.

세상을 바꾼 천재 스티브 잡스도 속수무책 당한 암! 천상의 목소리로 세계를 주름잡았던 루치아노 파바로티도 무너지게 만든 암!

췌장암이다. 절망의 암으로 통하는 췌장암은 걸리면 죽는 암으로 악명이 높다. 5년 생존율이 평균 8%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10명이 걸리면 9명은 죽는다는 말이다. 그래서일까? 췌장암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의료계도 고군분투 노력 중이다. 췌장암의 날도 만들고, 췌장암 바로 알기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소화기내과 김호각 교수는 그 중심에서 두 팔 걷어붙이고 열심인 췌장암 전문가다. 그 자신은 끝끝내 쑥스러워하지만 췌장암 명의 반열에 올라있다. 내로라하는 서울 대형병원의 득세 속에서 지방병원의 자존심을 꿋꿋이 지키며 독한 암 췌장암과 치열한 승부를 벌이고 있는데 그 저력은 과연 뭘까?

늦은 결심

원하는 의대에 가서 의사가 되고… 술술 잘 풀리는 인생이었다. 그렇게 살아도 원 없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자꾸만 욕심이 생겼다. 선진의료에 대한 갈망이 그를 괴롭혔다. 그래서 비행기를 탔다. 미국 하버드의대 베스이스라엘병원으로 연수를 갔다. 그것도 자비로….

그랬던 시도는 췌담도질환의 대가 김호각 교수의 오늘을 있게 한 자양분이 됐다. 늦은 나이에 대학병원 교수가 되고, 미국에서 배운 선진의술을 날로 연마하면서 난공불락 췌장암의 명의 반열에까지 올라섰기 때문이다.

이 같은 명성 뒤에는 그가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ERCP 내시경 분야에서 세계적인 실력자라는 사실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내시경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로 불리는 ERCP는 췌장과 담도질환을 진단하고 내시경 치료를 하는 데 있어 핵심기술로 꼽힌다.

그런데 단점이 있었다. ERCP는 소화관 내시경 중에서 시술이 가장 까다롭기로 유명했다. 합병증도 많은 어려운 시술에 속해 전문가가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었다.

김호각 교수는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연간 800~900건을 시술할 만큼 압도적인 시술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끊임없는 노력이 일궈낸 결과다.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홍콩, 캐나다, 미국 등 대가들을 찾아가 배우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집념의 산물이기도 하다. 그것은 췌장암 명의 김호각 교수의 등장도 알린 배경이 되고 있다. 그런 그가 밝히는 췌장암은 과연 어떤 암일까?

사망률 높은 췌장암, 왜?

불치로 여겨졌던 암도 이제 70% 이상 완치되는 시대다. 그러나 이 같은 시대 흐름에 나홀로 역행하며 우리를 벌벌 떨게 만드는 췌장암!

지난 20여 년간 이어져온 한 자릿수 생존율은 여전히 깨지지 않은 채 우리 생명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김호각 교수는 “췌장암의 사망률이 유난히 높은 것은 나쁜 암의 조건을 골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첫째, 건강검진에서 진단이 어렵다는 점이다. 위암, 대장암은 내시경 검사를 하면 된다. 간암은 간초음파검사를 하면 된다. 자궁암은 자궁도말검사로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하지만 췌장암은 아니다. 건강검진으로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일 년에 한 번씩 CT를 찍을 순 없는 일이다.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진단이 늦어질 수밖에 없고, 그것은 췌장암의 사망률을 높이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둘째, 확실히 관련이 있는 전 단계나 원인이 없다는 점이다. 대장암은 대장용종, 간암은 간경변증이 있다. 하지만 췌장암은 그런 게 없다. 생기면 바로 췌장암이다.

셋째, 췌장 주변에는 중요한 혈관이 많아서 작은 크기의 췌장암도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래서 속수무책 당하는 경우도 많다.

넷째, 완치 가능한 항암제가 아직 없다는 점이다.

김호각 교수는 “그래서 췌장암은 암 중에서 예후가 가장 불량한 암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고 말한다.

췌장암을 일으키는 주범들

그렇다면 췌장암은 왜 생길까? 김호각 교수는 다양한 주의 주장이 있을 수 있지만 다음의 4가지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 흡연은 가장 확실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췌장암의 20%가 흡연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본다.

둘째, 오래 지속되거나 중년에서 갑자기 시작된 당뇨병도 췌장암 발생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셋째, 과음도 만성췌장염을 거쳐서 췌장암 발생의 위험인자가 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넷째, 비만한 사람은 정상체중보다 췌장암 발병 위험이 1.2~3배 더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호각 교수는 “특히 췌장암은 유전적 요인도 연관성이 깊다.”며 “가족 중비교적 젊은 나이에 췌장암에 걸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보다 10년 정도 더 젊은 나이 때부터 췌장암 조기 진단을 시작할 것”을 당부한다.

▲ 김호각 교수는 지방병원의 지존심을 지키며 환자들을 몰고 다니는 췌담도질환의 대가다.

췌장암을 알리는 전조증상들

담배도 피우고 술도 잘 마시는 나! 걱정스럽다. 혹시 췌장암에 걸리면 나타나는 전조증상이 있을까?

김호각 교수는 “많은 암이 그렇지만 췌장암도 초기에는 별다른 이상 증상을 나타내지 않아서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며 “그것은 췌장암 사망률을 높이는 원흉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다음의 증상이 나타나면 한 번쯤 체크를 해보는 것이 좋다.

● 상복부 통증이 있으나 위내시경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오고 위장약으로도 반응이 없지만 등 쪽으로 통증이 전달되는 경우

● 막연한 소화불량이 있으면서 반 년 동안 몸무게가 10분의 1 이상 감소한 경우

● 통증 없이 황달과 피부소양증이 생긴 경우 : 황달의 초기 증상은 소변색이 붉게 보이는 것이다.

● 50대 이상에서 갑자기 당뇨병이 생기거나 악화된 경우

● 50대 이상에서 원인 없이 갑자기 급성췌장염이 생긴 경우

김호각 교수는 “증상이 나타나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며 “복통, 황달, 체중감소, 당뇨병 등이 갑자기 발생하면 췌장암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췌장암 예방은 이렇게~

워낙 생존율이 낮다 보니 걸리면 죽는 병으로 여기는 독한 암 췌장암도 예방법이 있을까?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일 것이다. 김호각 교수가 췌장암 예방을 위해 추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금연을 해야 하며 특히 췌장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금연이 절대적이다.

● 과도한 음주, 특히 알코올 함량이 높은 독주를 피해야 한다.

● 비만을 예방하고 적절한 체중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 적절한 운동은 췌장암뿐만 아니라 다른 암 예방을 위해서도 꼭 실천하자.

● 건강한 식습관도 췌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기본적으로 과도한 육류와 고지방식 섭취를 줄이고, 특히 가공식품이나 인스턴트식품의 섭취를 줄이자.

● 정제된 곡류보다 통곡류인 현미나 잡곡이 일반적인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충분한 양의 신선한 채소와 다양한 색깔의 과일 섭취가 적극 권장된다.

● 만성췌장염이나 유전성 췌장염, 췌장낭성종양이 있을 경우 정기적으로 꼭 체크를 하도록 한다.

김호각 교수는 “췌장암의 예방 또한 기본적으로 지킬 건 지키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며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이 췌장암 예방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말한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달리기는 좋아해

오늘도 췌장암이라는 숙명적인 라이벌을 만나 자신의 역량을 아낌없이 쏟아붓고 있는 김호각 교수!

췌장과 담도질환을 연구하는 의사 700여 명으로 구성된 대한췌담도학회 이사장이기도 한 그는 대구에서, 서울에서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동분서주 바쁘다. 건강은 어떻게 지킬까?

“솔직히 말해 바빠서 건강 챙기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꼭 지키려고 하는 건 몇 가지 있습니다.”

■ 1 달리기는 15년 간 꾸준히 해온 유일한 운동~

돈도 안 들고, 재미도 있고…최고의 운동으로 여긴다. 하루에 6~7km 정도를 달린다. 그래서 겨울에 추위도 타지 않는 몸이 됐다고 좋아한다. 뛰면 몸에 땀이 나서인지 피부도 반질반질 윤기가 난다고 자랑한다. 피부건조증도 없단다. 잠 잘 오고, 변비 해결에도 좋고…달리기야말로 최고의 운동이라고 추천한다.

■ 2 과식은 삼간다

가리지 않고 골고루 잘 먹는 편이지만 과식은 안 한다. 과식하면 뛰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배가 조금 고픈 듯이 먹는 것이 습관이 됐다.

■ 3 금연은 젊어서부터 해온 습관

의대시절 흡연의 폐해를 알게 되면서 자연스레 끊었다. 많고 많은 건강법 중에서 꼭 한 가지만 실천해야 한다면 금연을 권하고 싶다. 금연을 결심했다면 어느 날 갑자기 뚝 끊어버리는 강한 의지가 중요하다.

오늘도 지방병원의 자존심을 지키며 새로운 의료지형을 만들어가고 있는 대구가톨릭대병원 김호각 교수!

그런 그가 끝까지 당부하는 말은 한 가지다. “췌장암 진단을 받으면 지레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젬시타빈(gemcitabine) 같은 항암제도 개발되면서 부작용에 대한 걱정 없이 종괴의 감소, 통증의 감소, 체중 증가 등 삶의 질 개선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막연한 두려움보다 제대로 알고 적절히 대처하는 것, 그것은 생존율 낮은 췌장암을 이겨내는 최고의 비밀병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허미숙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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