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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의 건강비결] 청소년 정신건강의학의 선구자 서울대의과대학 홍강의 명예교수2011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강한 정신력은 행복한 삶의 원천입니다”

부부는 신혼이 지나면 ‘사랑’이 아닌 ‘의리’로 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러나 이런 우스갯소리가 현실인 부부도 적지 않다. 먹고 살기 바빠서, 더는 사랑이 느껴지지 않아서 사랑이 뒷전으로 밀리는 부부가 많다.

그러나 여기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신혼 못지않은 부부애를 자랑하는 의사가 있다. 서울대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홍강의 명예교수(71세)다. 아내 이야기를 시작한 그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 소문난 잉꼬부부가 아니랄까 봐 건강을 지키는 비결에도 부부간의 애틋한 사랑을 언급한다. 일흔이 넘어서까지 이토록 건강한 것은 가족의 사랑 때문이라고 강조하는 홍강의 교수. 그의 건강과 사랑 속엔 어떤 비결이 숨어 있는 걸까?

상처받은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지다

홍강의 교수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서울의 비 클리닉 진료실. 들어가자마자 알록달록한 벽이 눈에 들어왔다.

벽 한쪽을 차지하는 책장에는 인형, 장난감이 진열되어 있고, 아기자기한 책상과 의자가 있어서 얼핏 보면 아이 방 같기도 했다. 이 알록달록한 진료실의 터줏대감이자 상냥하고 너그러운 할아버지 의사가 바로 홍강의 교수다.

이렇게 아이 방 같은 곳에서 진료를 하는 이유는 그의 특별한 이력이 잘 말해준다. 의대를 졸업하자마자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워싱턴대학에서 소아청소년 정신의학을 전공하고, 미네소타대학에서 교수로 일하다가 11년 만에 귀국했다.

“어른을 진료하다 보면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를 그때까지 가슴에 담아두거나 그때의 안 좋은 기억이 마음의 병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렸을 때 정신과 상담이나 치료를 하면 그들이 더 빨리, 오랫동안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 소아청소년 정신의학을 전공하게 됐습니다.”

귀국하고 보니 국내에는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을 전문으로 배운 의사가 드물었다. 그는 서울대병원에 둥지를 틀고 진료와 강의를 하며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분야의 주춧돌 역할을 했다. 정년퇴임을 한 지금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제자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다.

그의 시선은 이제 조금 넓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특정 소수의 아이를 진료하는 것도 좋지만 더 많은 아이가 불편한 마음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우선이다. 그래서 이제는 진료보다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한 후배 양성과 청소년 시설 자문활동에 무게를 두고 활동하고 있다.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하디귀한 것

그는 몇 년 전부터 이 땅의 자살을 예방하는 일에도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한국자살예방협회 회장을 거쳐 이사장을 맡은 그는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를 우려하고 전 국민에게 자살예방 동참을 호소해오고 있다.

그는 사랑과 관심으로 가족을 보듬는다면 자살이 이렇게 만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사업에 실패하고 돈을 잃는 것은 죽어도 마땅한 죄가 아니다. 그러나 물질주의에 젖은 부모의 가치관은 자녀에게 돈을 못 벌면 인생이 실패했다는 생각을 심어주기 십상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가치관과 태도는 부모를 통해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자살하는 사람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게 교감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진짜 건강은 몸의 건강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몸도 마음도 사회도 건강해야 진짜 건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자살을 허용하는 사회, 자살을 묵인하는 사회는 건강하다고 볼 수 없죠.”

스스로 만드는 스트레스는 예방 가능해!

이렇듯 건강한 세상을 위해 한평생 의사로 살아온 그는 어떻게 건강관리를 하고 있을까?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음식이면 음식, 운동이면 운동까지 자신의 나이에 맞는 건강한 습관을 정해놓고 실천하고 있었다. 얼마 전부터 반찬은 채소와 생선 위주로 골고루 먹고 있다.

그랬더니 그렇게 빠지지 않던 살이 제법 빠져서 훨씬 건강해 보인다. 운동은 특별히 시간을 정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한다. 일명 ‘운동의 생활화’다. 자주 움직이고 집과 가까운 공원과 강변으로 산책을 나간다. 나이가 들수록 몸이 더 잘 굳기 때문에 스트레칭을 자주 한다. 한동안은 국선도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는 단전호흡, 명상, 스트레칭이 중심인 국선도는 노인에게 딱 맞는 운동이라고 추천한다.

“현대인의 건강에서 스트레스를 빼놓을 수 없죠.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면 스트레스를 부르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아요.”

완벽한 것만 좋아하고 청결한 것에만 집착하는 것은 스트레스 제조기를 둔 것이나 다름없다. 이사, 싸움, 의심 등 골치 아픈 일은 가능한 멀리한다. 긍정적이고 이해하는 삶을 살면 마음이 편해질 뿐 아니라 건강해진다.

한편 늘 몸을 맞대고 사는 가족과도 화목하게 잘 지내야 한다. 이건 그가 직접 체득한 진리다. 아무리 바빠도 가족을 소홀히 하지 않았고, 아내를 배려하려고 애썼다. 그래서일까? 지금도 주변에서 시기할 정도로 아내와 사이가 좋고 또 서로 의지하며 노년을 즐기고 있다.

몸의 신호를 무시하지 마세요

홍강의 교수는 결코 몸과 마음을 따로따로 보지 않는다.

“몸이 불편하고 아픈 것은 정신적으로도 피로하거나 우울한 것을 의미합니다. ”

몸이 하는 이야기를 무시하지 말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최근에 쓸데없이 걱정을 많이 했거나 마음고생이 심했다면 몸이 아프기 쉽다. 이런 몸의 반응을 유난히 예민하게 굴었던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로 삼는다.

“스트레스가 계속되면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체계도 함께 지치게 됩니다. 긍정적인 마음, 수용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사세요. 면역력이 힘을 얻어 다시 건강해질 것입니다.”

1. 자녀에게 참는 법을 가르친다

‘무조건 참으면 손해’, ‘참으면 바보’가 아니다. 참으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위기 대처 능력, 현명하게 지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

2. 사랑을 아는 사람으로 키운다

사랑하는 감정이 있어야 마음이 안정되고 자신감도 생긴다. 특히 자살 충동을 없애는 가장 좋은 약은 가족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이다.

3. 자연에서 여유를 찾는다

가까운 산도 좋고, 공원도 좋다. 가끔씩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진다.

4. 긍정적으로, 수용적으로 살도록 한다

힘든 일이 생기면 ‘왜 나한테 이런 일만 생길까?’라는 생각보다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이유를 찾는 것이 낫다. 내 탓, 남 탓을 하기보다 그 상황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생각한다.

5. 가난을 인생 실패로 여기지 않는다

사업의 실패를 인생의 실패로 잘못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돈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 인생의 일부다.

정유경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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