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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꿈꾸는 남자, 이혼 꿈꾸는 여자. 동상이몽 착각과 오해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김숙기 원장】

9800건!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10월 대한민국 이혼 건수다. 일 년도 아닌 한 달 동안 약 2만 명이 결혼보다 훨씬 어렵다는 이혼을 겪었다. 이들이 이혼을 쉽게 결정했을 리는 없다. 저마다 눈물 없이 들을 수 없고, 피가 거꾸로 솟는 사연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이혼은 신중해야 한다. 이혼은 결혼과 비교할 수 없이 훨씬 복잡한 문제다.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혼하지만 또 다른 고통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혼을 꿈꾸는 남편과 아내가 알아야 할 ‘이혼…그 후’를 알아본다. 

 CASE 1. 살기 위해 이혼한 남자 이야기

2년 전 결혼한 지 6년 만에 합의 이혼한 유희병(가명, 40세) 씨는 술이 부쩍 늘었다. 이혼하면 밖에서 자유롭게 놀 줄 알았는데 혼자 집에서 술 마실 때가 많다. 밖에 나가 행복해 보이는 가족만 보면 4살짜리 아들이 눈에 밟히기 때문이다. 이혼할 때 아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는 아내가 키우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최근 이혼한 아내가 총각과 재혼을 했다. 아들을 데려와 키우려고 했지만 아이가 엄마와 살기를 원해서 결국 유 씨가 포기했다. 아들을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던 것도 새아버지와 친해져야 한다는 이유로 3주에 한 번씩 보기로 합의했다.

사실 아내와의 사이는 이혼할 만큼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아내와 어머니 사이였다. 결혼 전부터 아내에게 불만이 많았던 어머니는 날마다 집으로 찾아와 꼬투리를 잡아 아내를 다그치기 일쑤였다. 아내에게 ‘이혼해라’ ‘나가라’라는 말도 밥 먹듯이 했다.

유 씨도 죽을 맛이긴 마찬가지였다. 하루걸러 어머니와 싸우고 아내와 싸웠다. 어머니와 인연을 끊겠다고 선언도 했지만 차마 그렇게 하지는 못했다. 그 고통 속에서 아내는 3번의 유산 끝에 아들을 출산했다. 그런데 어머니는 아기가 유 씨를 안 닮았다고 아내가 바람을 피웠다는 억지까지 썼다. 참고 참던 아내는 어느 날 퀭한 얼굴로 유 씨에게 ‘살려달라’고 했다. 사실 유 씨도 아내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다.  

어머니는 이제 재혼하라고 성화다. 어머니도 싫고 전 아내도 싫고 아들만 보고 싶다.

CASE 2. 이혼이 최선이라고 믿은 여자 이야기

처음은 실수라고 했다. 실수라고 믿고 살려고 했다. 두 번째는 오해라고 했다. 오해로 믿고 싶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모두가 거짓말이었다. 그렇게 성하영 씨(가명, 32세)의 결혼 생활은 끝이 났다. 남편은 결혼 생활 내내 현 씨를 속여 가며 도박을 했다.

결혼을 딱 2주 앞뒀을 때였다. 전 남편이 울면서 고백했다. 카드 도박 때문에 3천만 원의 빚이 있다고 했다. 다시는 도박에 손을 안 대겠다고 믿어달라고 했다. 혈서를 쓰겠다고 했다. 그동안 숨기기가 정말 미안해서 잠도 못 잤다고 했다. 기가 막혔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마음고생 했을 생각에 불쌍했다. 사랑해서 용서했다. 3천만 원 정도면 맞벌이로 금방 갚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빚이 3천만 원이 아니라 5천만 원인 것을 알게 됐다. 더 최악은 결혼하고도 남편은 몰래 도박을 하고 있었다. 들킬 때마다 남편은 술 먹고 실수로 했다는 둥, 절대 안 했다는 둥 성 씨를 바보 취급했다. 카드를 치다 경찰에 적발되어 벌금형을 받은 것도 다 아는데 오해라고 했다. 사랑도 식고, 연민도 식었다. 불신만 남은 지옥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이혼은 안 된다고 설득하던 남편도 지쳤는지 결국 백기를 들었다.

그런데 그토록 바라던 이혼을 했지만 마음이 편해지지 않았다. 남편에게 화만 낼 것이 아니라 치료받으라는 말을 한 번도 안 한 것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이혼 전으로 돌아가는 건 끔찍하지만 이혼 후도 행복하지 않긴 마찬가지다.

인정받고 싶은 남편 vs 사랑받고 싶은 아내

흔히 결혼보다 이혼이 어렵다고 한다. 특히 아이가 있다면 더욱 그렇다. 어려운 선택이지만 그런데도 이혼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김숙기 원장은 “아내들은 남편과 대화가 통하지 않는 등 정서적인 친밀감이 회복되지 않을 때 이혼을 생각하고 있다가 경제적인 문제, 시댁 문제 등 현실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터질 때 이혼을 요구하는 편”이라고 말한다.

남편들은 좀 다르다. 보통 아내의 외도나 잠자리 거부, 남자의 자존심을 무시할 때 아내를 포기한다. 다시 말해 아내는 사랑받고 있는 느낌이 사라질 때, 남편은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이혼을 꿈꾸는 일이 흔하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  

문제는 자신이 원해 이혼을 했어도 후회가 남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혼 후 행복해질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더는 고통을 견딜 수 없을 때 이혼하는 부부가 많다. 그러나 이혼 후에 또 다른 고통과 마주하는 일이 흔하다.

김숙기 원장은 “이혼한 사람은 자녀 때문에 가장 후회한다.”고 이야기한다. 이혼은 했지만 엄마, 아빠로서의 인생은 벗어날 수 없으므로 아이에게 미안하고 죄책감이 생긴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사람도 아이를 못 보는 사람도 똑같이 고통스럽다.

‘조금만 참을 걸’ ‘조금만 더 이해해줄 걸’과 같은 마음에 가슴이 쓰리다. 이혼 후 다른 이성을 만나면서 그때 전 배우자가 왜 그랬는지 깨닫고 이해하게 되는 일도 있다.

김숙기 원장은 “이혼 전에 사이가 좋아지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 후회가 적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면 미련과 아쉬움이 많이 남게 된다.”고 말한다. 해보는 데까지 해봐도 답이 이혼이라면 그때부터 이혼을 고려해도 늦지 않다. 

멀어진 우리 부부 이혼 문턱에서 기사회생하는 법

이혼할 용기로 배우자를 용서하고, 이혼할 오기로 배우자를 이해하면 최악의 시나리오는 막을 수 있다. 배우자 때문에 고통스러운 가슴앓이 중이라면 이혼을 꿈꾸지 말고, 화해와 용서를 꿈꿔보자. 김숙기 원장이 그 방법을 소개한다.

1 바람 때문에~ 이혼 막는 법  

외도한 배우자 용서하는 법

외도한 배우자를 너무 빨리 용서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자신을 충분히 돌아보고 반성할 기회를 줘야 한다. 용서할거라면 “이제 당신을 용서할게.” 대신 “용서하려고 나도 노력해볼게.”라고 말하는 것이 자존심이 덜 상한다.

부부 관계는 상호작용의 문제라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의 문제도 돌아봐야 한다. 배우자의 과거 잘못보다 현재 두 사람의 관계에 매달리는 것이 관계 회복에 효과적이다.

외도했을 때 용서 구하는 법

외도한 쪽이라면 배우자에게 외도한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발뺌하지 말고 거짓말도 하지 말자. 김숙기 원장은 “들킨 것이 문제가 아니라 외도 자체가 문제가 있었음을 반성하고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외도한 자신을 반성하는 시간을 갖고 배우자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

2 폭언·잦은 음주·부부 성관계 등 때문에~ 이혼 막는 법

하루빨리 속마음을 배우자에게 털어놓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서로 배우자의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묵묵히 들어준다. 그 뒤에 배우자가 원하는 잘못된 행동 패턴을 멈추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한다.


김숙기 원장은 “부부가 고쳐야 하는 항목을 체크 리스트로 만들어 일주일 동안 작성한 다음 잘된 부분은 칭찬하고 안 된 부분은 격려해주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상대방의 마음을 알고 바뀌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는 과정을 거쳐서 부부관계가 좋아진 사례가 많다. 

정유경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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