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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희망가] 유방암에서 임파선 전이까지… 김정란 씨 희망가2011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황금호
  • 문종환 칼럼니스트
  • 승인 2016.09.13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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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아직은 미완성, 그래도 하루하루는 축복이에요”

여린 듯 온화한 표정 뒤에 숨어 있는 굳은 의지, 극단의 시간을 넘어 새 생명을 향해 달려가는 쉰하나 김정란. 그녀는 유쾌한 웃음을 지으며 삶을 노래하고 있다.

참고 있던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다. 열심히 살아온 내 삶의 결과가 이것인가? 이유 없이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가장 큰 것부터 가장 작은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존재는 저마다 이 세상에서 뚜렷한 제자리를 가지고 있다 했지만 이 순간에 난 없다. 너무도 초라한 삶의 여정, 그리고 그 성적표. 이제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암을 몸에 담고 집으로 돌아오던 그 잠깐 사이의 시간은 마흔일곱의 세월을 삼켜버렸다. 그리고 밤낮으로 울면서 참담한 심경을 쏟아냈고 그렇게 3일이 지났다. 세상엔 나 혼자다. 누구도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없다. 그것은 순전히 내 몫이다. 내가 다시 서야 한다.

- 김정란의 투병일기 중에서

이혼해 줘!

어떻게 그런 결단을 내렸는지 모른다. 아니,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았다. 3일 밤낮을 눈물로 보내고 난 후 3일 동안 생각에 빠졌다. 과연 원인이 무엇일까? 그녀는 피부 숍을 운영하면서 건강에 대한 나름대로의 기준도 가지고 있었다. 야채를 즐기지는 않았어도 그것이 원인이 될 만큼은 아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은 마음의 짐이다. 사사건건 부딪히는 남편과의 일상은 말 그대로 지옥이었다. 모든 사람들은 행복하기 위해서 결혼하지만 그녀의 경우 그 굴레가 삶의 무게를 가중시켜 왔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것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환경이 그녀에게 준 최고의 재앙이었다. 그리고 그 재앙이 현실로 나타났다고 생각하니 부부라는 이름의 족쇄를 하루라도 빨리 끊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유방암 진단을 받은 지 3개월 후에 그녀는 남편에게 “이혼해 줘!”라고 했고 남편도 순순히 응해주었다. 그녀는 그 대답을 듣고 ‘이제 살 수 있어.’라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화학요법을 거부하다

그녀는 유순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누구보다도 강했다. 보통 암 진단을 받으면 병원치료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하루빨리 병원치료를 받지 않으면 마치 내일이라도 죽을 것처럼 그렇게 호들갑을 떤다. 그런 의사들의 권유에도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런 그녀였기에 진단받고 바로 시작한 것이 대체요법이었다. 수술을 보류한 채 45일간 그녀는 대체요법을 적용했다.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경제적 부담도 너무 커 병원치료와 병행하기로 했다. 2/3를 잘라내고 면역보조제를 섭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암에 관한 책과 인터넷 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과정에서 소책자 한 권을 만났다. 마음의 힘이 된 그 책에 대해서 그녀는 오랫동안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았다. 지금도 환자를 만나면 그 책자를 구해서 나눠주고 있다.

수술을 한 후 보통의 치료과정은 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다. 목표는 남아 있는 암세포를 죽이고 새로운 암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 누구나 가는 길이다. 그녀 역시 의료진으로부터 항암화학요법 6회, 방사선치료 32회를 처방받았다. 그러나 그녀는 그 길을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몇 권의 책이 그녀가 그 길을 선택하는 데 제동을 걸었다.

2007년 9월부터 2008년 5월까지, 8개월 동안 암과의 사투가 시작됐다. 그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마음 챙김이었다. 편안한 마음과 긍정적 사고가 치유의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믿었다.

낮 동안에는 몸을 부단히 움직였다. 거의 매일 산행과 산책은 그녀의 일과 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했다. 모든 환자가 그렇겠지만 산에 가는 것은 그녀에게 여러 가지 즐거움을 주었다. 소나무·편백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 찰랑거리는 계곡의 물소리, 지지배배 새소리…. 햇살 가득한 날이면 자연의 교향곡이 힘차게 울려 퍼지고 숲은 생명의 기적이 시시때때로 일어났다.

시리도록 추운 날은 옷을 입었다 벗었다를 5~6번 반복하며 산책을 감행할 것인가를 망설였다. 그러다가 살기 위해 차디찬 바람을 가슴으로 맞이하며 산으로 향했다. 쏟아지는 별빛을 쳐다보니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살을 에는 찬바람 탓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암으로 인하여 이렇게까지 해야 한다는 것이 서글퍼졌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마음, ‘부모님보다 먼저 가면 안 된다.’는 것이 그녀를 더 강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녀의 8개월간의 밥상은 어땠을까? 일어나서 따뜻한 물 한 컵을 천천히 맛을 음미하며 씹어서 먹었다. 그런 후 사과 1/2개, 파프리카 1/2개, 브로콜리 1/2개, 고구마 100g 2개로 아침을 대신했다. 점심과 저녁은 현미잡곡밥에 채소반찬이다. 점심은 도시락으로 산에서 먹는 경우가 많았고 저녁은 양을 적게 하여 간단히 먹었다.

후코이단, 홍삼즙액, 식물성아미노산 등을 보조제로 활용했다. 그녀의 8개월을 정리하면 소박한 밥상과 강한 정신력이다. 그리고 2008년 5월, 그녀는 퇴원 후 첫 검사를 받았다. 상당히 호전됐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항암과 방사선치료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사의 말 한마디는 그녀의 승리를 예고하는 듯했다.

먹고사는 문제, 그리고 뼈 전이

2009년 1월 검사 때 몸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녀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홈 파티 위주의 새 사업은 그녀로 하여금 잠시 동안 암 환자라는 사실을 잊게 했다. 막노동이나 다름없는 새 일은 1년 동안 그녀가 가지고 있던 체력을 모두 소진시키고 2010년 3월, 골반 뼈 전이를 추정하는 진단을 받게 했다.

2010년 7월, 뼈 스캔과 PET 검사 결과 골반 뼈 전이는 확실해졌고 담당의사는 항암화학요법을 제안하였다. 몇 가지를 물어본 후 그녀는 항암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시 옷깃을 여미며

한 순간 방심이 가지고 온 결과는 엄청났다. 다시 수렁으로 빠졌다. 그러나 그녀는 전이된 상황에서도 더 이상 절망하지 않았다. 암은 현재나 미래가 아니라 과거의 생각과 행동, 그리고 식습관 등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믿고 있고, 그런 때문에 그것들을 바꿔주면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즉 그녀는 깨달음의 도구로서의 암癌,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줄 기회, 즉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서 이제는 두렵지 않다. 전이에 대한 불안감,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없었다면 거짓이다. 감정조절이 안 되고 예민해지며 우울증, 불면증도 겪었다.

한 줄기 빛이 간절했지만 불길하고 굶주린 살쾡이의 울음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고통 속에서 울부짖고 절망 속에서 신음했다.
암 진단을 받고 3일 동안 그녀가 경험했던 극한감정의 변화가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그 절망의 끝에서 희망이라는 생명을 싹틔웠으나 사랑과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 시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그녀는 시들어가는 싹에 사랑과 정성으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할 작정이다. 그리고 이제는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언제 죽을까보다 어떻게 죽을까가 더 고민이 된다. 그래서 그녀는 오늘도 노트에 이렇게 적고 있다.

“덜 미워하고 더 사랑하며 덜 가지고 더 행복하겠습니다. 다가오지 않은 내일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늘을 열심히 살며, 잘못된 결정을 후회하지 않고 새로운 결정을 내리겠습니다. 갖지 못함을 불평하지 않고 베풀지 못함을 마음 아파하겠습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살아있음을 기쁘게 즐기겠습니다.”

아직은 미완성

그녀는 지금 무척 행복하다. 비록 과로 누적으로 전이가 된 상황이긴 해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충분히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마인드컨트롤, 마음 챙김, 몸 돌봄 등 치유에 대한 공부도 계속하고 있다. 그녀는 동료환자들에게 희망을 선물하고 싶다. 절망에 빠진 암 환자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그래서 기꺼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어떤 상황에서도 당당한 그녀를 보고 절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식물에 물을 주고 거름을 줘 정성스럽게 길러 꽃을 피우게 하고 열매를 맺게 하는 것처럼 이제 그녀는 정성과 사랑이라는 거름을 줘 자신의 몸 살림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소홀했던 점을 반성하며 몸에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몸과의 대화로 그녀는 몇 가지 문제를 해결했다. 그 중 가장 큰 소득이 통증이다. 아직 큰 통증은 오지 않았지만 그런 통증이 오려는 기미만 보여도 그녀는 자신의 몸과 대화한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증상이 사라짐을 경험하고 몸과 대화하는 것을 계속하고 있다. 그녀의 투병은 현재 진행행이다. 아직 완성되지는 못했지만 암으로 투병하는 환자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녀의 사례가 항암화학요법을 한 번도 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과 의지로 유방암-임파선 전이-골반 뼈 전이를 치유한 모범 케이스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2007년 8월 유방암, 임파선 전이 진단

● 2007년 9월 수술(2/3절제)

● 2007년 9월 수술 후 항암화학요법 6회, 방사선치료 32회 처방

● 2007년 9월 항암과 방사선치료 대신 자연ㆍ대체요법 실천

● 2008년 5월 상당히 호전돼 항암과 방사선치료 필요 없다는 의사의 진단 (2007년 9월부터 항암과 방사선치료를 하지 않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치료시기를 연기해 왔음)

● 2009년 4월 새로운 사업시작

● 2010년 3월 골반 뼈 전이 추정

● 2010년 7월 3월 진단과 동일한 결과 나옴. 타목시펜 처방

● 2010년 7월 타목시펜 복용 후 심한 부작용으로 복용 중단

● 2011년 7월 생즙단식

● 2011년 9월 아직은 투병 중. “새 생명은 계속된다,”는 신념으로 의욕에 찬 생활을 하고 있음.

문종환 칼럼니스트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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